영양소 공급을 통한 면역력 활성화 방안
계사 환기 체내에서 활성산소 증가로 일어나는 면역력 감소 막아
비타민 C 공급해 주면 호흡기 점막 튼튼히 할 수 있는 효과 있어
베타카로틴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 발암·독성물질로부터 보호
김종만 원장
한빛동물병원(천안)
면역력이란 면역세포가 체내에 침입한 유해물질이나 병원체를 제거 또는 살멸하여 건강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작용하는 생명체의 반응이다.
면역세포 중 ‘대식세포’는 병원체인 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잡아먹은 뒤 항원(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산하게 만드는 물질)을 다른 면역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T세포(T cell)는 체내에 들어온 항원(바이러스나 세균 등)을 직접 공격하여 파괴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B세포(B cell)는 항원을 인식하여 이를 공격할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NK세포(자연살해세포)는 독소를 갖고 있으면서 체내를 돌아다니다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암세포 등을 죽이는 기능을 한다.
이들 면역세포가 원활히 제 역할을 하게 되면 생명체는 외부로부터 많은 병원체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져 질병발병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면역세포는 기온과 습도, 영양상태, 생활습관, 각종 스트레스 등 많은 환경요소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봄이 되면 많은 환경의 변화와 체내 생리활성의 균형에도 이상이 생겨 면역세포가 약해지고 병원체가 면역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될 수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부족한 운동량과 틀에 짜인 사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는 닭의 경우 자연스럽게 면역력은 약해지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면역세포의 역할은 더욱 퇴화될 수밖에 없다.
봄은 춥고 건조한 겨울과 덥고 습한 여름철 사이에 있다. 봄은 양계산업에 있어서 겨울을 지나온 닭들에게 소진되었던 기력과 영양을 보충하여 더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을 충전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양계농장에서는 닭들의 면역세포들을 잘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강화하고 각종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다가오는 여름철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번 지면을 통해 봄철 닭들의 질병 예방을 위한 면역력 향상과 다가오는 여름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는 면역과 영양관리에 대해 함께 정보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
그림 1. 체내에서 정상적인 면역반응
〈자료: 조선일보〉
큰 일교차, 에너지 손실 유발해 면역세포 기능 저하시켜
국내 계절별 일교차 현황을 보면 봄이 가장 크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서울의 봄철(3~5월) 평균 일교차는 9.7도로 가을철(9~11월) 8.9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일교차는 3월에 9도 정도로 나타났으나 4월과 5월에는 10도 이상으로 크게 벌어지고 5월 말 이후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국의 5월 기상자료(그림 2 참고)를 보더라도 서울의 일교차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5월의 일교차는 거의 매년 10도 이상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계사 안에서 사육되는 닭의 경우 내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는 있지만 외부 기온에 따라 온도편차가 생길 수 있다. 큰 일교차에 따라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와 근육 등 여러 장기의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면역세포가 생성되고 원활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 사용되어야 할 에너지가 체온유지에 사용되게 되면 면역세포의 활성화가 약해질 수 있다.
온도편차에 의한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더 약화시킬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분비되는 코르티솔(cortisol)과 같은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체내의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게 되고 이 또한 면역세포의 활성화가 약해지게 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체온유지에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면서 몸속의 에너지가 부족해지게 되면 생체리듬이 깨지게 되고 결국 면역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봄철에는 외부 온도에 따른 일교차는 크기 때문에 계사의 구조에 관계없이 온도편차가 크게 나지 않도록 온도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림 2. 전국 5월 기상자료 그래프
충분한 환기로 계사 내 유해먼지 제거해야
계사 내부공기는 수많은 병원체와 먼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탐식활동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면역세포가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이때 생성되는 활성산소는 면역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는데 체내에 침투하는 이물질이 많아질수록 활성산소가 많이 생성되어 면역세포의 파괴가 더 쉽게 진행된다.
이물질이 많이 흡입될수록 면역세포의 사멸 또한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계사 환기가 부족할 경우 내부의 먼지농도는 높아지게 되고 공기의 질은 악화된다. 악화된 공기는 결국 자의든 타의든 간에 호흡을 통해 닭의 내부로 들어가게 되고 체내에서는 활성산소의 증가로 인해 면역세포의 파괴가 이루어져 닭의 면역력 감소가 일어나게 된다. 계사의 환기는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고 먼지를 제거하는 보이는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크기의 미세먼지는 체내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여 배출이 안되기 때문에 몸의 구석구석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쥐 110마리를 대상으로 혈액에 고농도 미세먼지를 주입했더니 활성산소 농도가 39%나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4시간 충분한 환기를 통해 면역세포의 활성을 향상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지만 적절한 환기를 실시하면서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반응을 차단하고 면역세포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비타민 A, C, E의 항산화 영양소를 공급해 주는 것도 면역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품질 좋은 사료로 영양 공급 충분히 돼야 면역세포 활성
질병이 경과 중에 있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급이기 및 급수기 고장 등), 곡물 또는 사료제조과정 중에 심각한 오염 등이 있지 않는 한 사료섭취량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섭취를 거부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온의 변화, 일교차, 일조시간(유창계사의 경우) 증가 등 새로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교감신경(심장, 민무늬근육, 분비샘과 같은 구조물을 조절하는 신경으로 신체가 위급한 상황일 때 신체가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기능을 함)이 활성화된다. 동물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식욕이 떨어진다.
사육되고 있는 닭들의 경우도 봄철에 양질의 사료섭취를 통해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면역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비타민은 면역세포를 생성하고 활성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이다. 겨울에 닭의 체내에 있는 비타민은 추운 기온과 온도변화에 적응하느라 많이 소진되어 봄이 되면서 부족한 경우가 많다. 비타민이 부족하게 되면 면역세포의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져 결국 면역력의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양질의 사료를 급여하고 사료의 품질에 문제가 없는지, 1일 사료섭취량이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 급이기 내에 사료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 등 매일 세심히 관찰하고 살펴보는 자세가 닭들의 면역력 항진을 통한 질병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사료를 통한 영양공급이 부족하거나 불충분하다고 느낄 경우 사료첨가용 영양제를 별도로 첨가하거나 음수로 영양제를 투여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봐야 한다.
건조한 호흡기관 보호해 병원체 침입 막아야
봄이 되면 실외와 실내가 대부분 건조해진다. 계사 내부 또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닭들의 입과 코도 건조해진다. 날씨가 건조하고 따뜻해지면서 계사 내부에서는 각종 세균과 진드기, 곰팡이 등도 번식하기 시작하고 먼지 발생빈도도 증가한다. 봄철 면역력이 떨어지고 계사 내부가 건조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부위는 호흡기관인 코, 기도, 기관지, 폐이다. 코와 기도 점막이 건조해지면 계사 공기 중에 있던 세균이나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을 걸러주는 여과기능이 떨어져 기관지나 폐 등으로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계사 내부의 건조한 조건으로 인해 닭의 호흡기관의 병원체 방어기능이 약화될 수 있고 많은 병원체들이 쉽게 내부로 침투하면서 호흡기 질환(비염, 폐렴 등)이 증가하게 된다.
만성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마이코플라즈마(MG, MS)가 상재되어 있는 농장이나 계군의 경우 호흡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고 IB(전염성기관지염)나 APV(조류뉴모바이러스 감염증)와 같은 바이러스성 병원체의 침투 역시 보다 더 쉽게 감염되어 문제가 가중될 수 있다. 건조한 환경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사람은 가습기를 틀거나 물을 자주 섭취하여 호흡기점막을 보호할 수 있지만 사육되고 있는 닭들은 전적으로 사람의 관리지침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입식 직후의 어린 병아리를 제외하고 계사 내부에 가습기를 틀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어린 병아리나 성계의 물 섭취량을 도와주거나 섭취욕을 자극할 수는 있다. 신선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기본이고 급수기를 깨끗이 정기적으로 청소 및 소독하는 것도 음수섭취량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음수에 영양제를 투여하여 음수섭취욕구를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특히 비타민 C를 공급해 주면 호흡기 점막을 튼튼히 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영양소 공급 시 면역력 높일 수 있는 성분 집중 제공
닭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봄은 겨울보다는 신체 리듬이 활발해지면서 신진대사 작용이 늘어나 몸에서 요구하는 영양소도 증가한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면역력 유지 및 향상과 관련이 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항산화 기능이 있는 몇 가지 영양소에 대해 알아보고 사용을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① 비타민 C
양계산업에 종사하는 대다수는 비타민 C의 효능에 대해 더위스트레스 및 피로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여름철 비타민C의 사용량이 과거에 비해 감소하였지만 아직도 한여름 더위가 시작되면 사용량이 다른 계절보다 증가하고 있다. 비타민 C의 경우 언급되었던 효과 외에 항산화 효과가 있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닭의 경우 신장에서 일정량이 비타민 C를 스스로 합성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질병에 걸렸을 경우 합성능력이 저하되어 부족해지기 쉽다. 또한 비타민 C의 경우 비타민 D의 흡수를 도와 난각의 품질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염증반응을 억제해 미세먼지로 인한 기관지 건강과 감기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비타민 C의 경우 여름철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사계절 어느 때든지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
② 비타민 D3
비타민 D 보충을 위해서는 일정시간 햇볕을 쬐어야 한다는 사실은 일반상식이 되었다. ‘햇볕 비타민’으로 불리는 비타민 D는 음식(사료)을 통해서 보충하기 어려운 영양소이며 실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의 경우 합성할 수 있는 기회도 강제적으로 차단이 되어 있다. 비타민 D 결핍은 구루병이나 골다공증과 관련이 있으며 골격형성에 중요한 영양소이다.
비타민 D가 부족할 경우 골격이나 난각을 강화하는데 필수적인 칼슘(Ca)의 흡수가 저하될 수 있다. 비타민 D도 체내에 흡수되어 혈액을 통해 간으로 이동된 후 활성화되어 면역세포의 생산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D 역시 육계나 산란계, 종계 모두에게 필요한 영양소이면서 면역활성 영양소이다. 사료섭취나 햇볕을 쪼임이 불가능하여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D가 부족한 닭의 경우 음수로라도 이를 공급해 주는 것이 생산성 유지와 면역력 향상에 좋다.
③ 비타민 E
비타민 E는 세포막의 파괴를 보호하는 항산화제이다. 비타민 E 역시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T-임파구 기능의 정상화에도 필요하고 대식세포의 탐식작용을 촉진하면서 체액성 면역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그림 3 참고) 비타민 E는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폐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동물실험을 통해 대기오염 물질이 체내로 들어가면 먼저 폐에 비타민 E가 동원된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비타민 E를 많이 섭취하고 있는 사람에서 폐 장애가 잘 생기기 않는다는 것이 실험에서 입증되었다. 계사 내의 많은 먼지에 노출되어 있는 닭의 경우에도 비타민 E를 자주 급여하게 되면 면역력 향상과 호흡기 질환 예방에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다.
④ 베타카로틴 (β-carotene)
베타카로틴은 당근, 호박, 고구마와 같은 야채와 과일에 오렌지 빛을 띠는 영양소로서 ‘카로틴’ 또는 ‘카로티노이드’고 알려져 있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는데 항산화 효과가 있어 활성산소의 체내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발암물질과 독성물질로부터 보호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베타카로틴의 면역력 향상과 관련된 애리조나 대학의 연구를 보면 평균 나이가 56세인 사람 60명에게 매일 30~60mg을 복용시킨 결과 각종 감염과 암세포를 초기에 잡아 없애 버리는 자연살상세포(NK 세포)와 T-임파구의 숫자가 월등히 증가했다고 하였다. 하바드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3. 육계에서 뉴캐슬병(ND) 백신접종 후 아연(zinc)과 비타민 E 급여 시 항체형성 반응
결론
면역력 유지와 향상은 질병방어의 핵심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면역력을 항상 유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각종 병원체의 자극과 수시로 변하는 환경조건은 면역의 항상성을 그대도 두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경제동물에서는 생산성 악화의 원인이 된다.
면역력을 높이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백신접종도 중요하지만 각종 영양소들도 백신만큼 중요하다. 백신의 경우 접종 직후 가시적인 효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나 영양소의 경우 평상시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꾸준히 공급되고 있고 결핍이나 부족한 상황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그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영양소의 경우 생명체의 세포발달과 생명유지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생명체를 외부의 침입자나 환경변화에서 오는 생체리듬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백신의 효과도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결핍되어 있을 경우 제대로 효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고 효능의 지속성도 약하거나 짧을 수밖에 없다. 면역력과 관련하여 항상 백신을 우선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지면을 통해 영양소 또한 면역력과 관련해서 뗄 수 없는 중요한 구성요소임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