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고온과 가을 잦은 강우로 인해 콩 수확이 늦어지면서, 콩 수확 이후에 파종되는 밀과 보리 같은 맥류의 파종도 지연되고 있다.
특히 남부지역의 경우 10월 강수량이 127㎜에 달해 최근 5년 평균보다 63㎜ 더 많았고, 비가 내린 날도 11.7일로 평년보다 6.5일 늘어나 파종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늦게 파종한 밀과 보리의 겨울철 안정적인 생육을 위한 세부 관리 요령을 제시하며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 물빠짐이 불량한 포장
맥류 파종의 적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0월 하순에서 11월 상순 사이가 적합하다. 이 시기를 지나 파종할 경우 안정적인 겨울나기를 위해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세부 관리 요령은 다음과 같다.
늦게 파종한 경우 싹이 자라는 개체 수를 확보하기 위해 파종량을 기준보다 20~30% 늘리는 것이 좋다. 밀과 보리는 파종 후 싹이 나와 일정량의 개체가 확보되어야 월동 기간 중에도 생육이 안정적이다. 입모를 충분히 확보하여 겨울철 생육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뿌리 발달을 촉진하고 튼튼한 생육을 위해 인산과 칼리 함유량을 기준보다 20~30% 늘리는 것이 권장된다. 인산은 뿌리의 발달을 돕고, 칼리는 내한성을 증진시켜 저온 피해를 줄인다. 이와 같은 비료 처리를 통해 월동 전 충분한 뿌리 생장을 유도하여 겨울철 한파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한다.
▲ 배수로와 배수구 연결 상태 미흡
파종 직후에는 흙, 볏짚, 왕겨 등의 유기물로 표면을 덮어줌으로써 지온을 유지하고 저온에 의한 동해를 방지할 수 있다. 덮어주기는 뿌리의 온도 유지를 돕고, 표토가 굳는 것을 방지해 뿌리 생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특히, 남부지방처럼 겨울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유기물 덮기를 통해 겨울나기 전 최적의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을 지나 봄철이 되면 서릿발로 인해 토양이 들뜨면서 뿌리가 노출될 수 있다. 이때 토입(흙 넣기) 및 답압(눌러주기)을 통해 뿌리를 흙으로 덮어주고 토양을 단단하게 고정해준다. 이 과정은 새끼치기(분얼) 촉진에도 도움을 주어 더 많은 개체가 자랄 수 있게 한다.
특히, 물빠짐이 좋지 않은 재배지에서는 습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잦은 강우로 토양에 수분이 과도하게 남아 있게 되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잎이 노랗게 변하고, 심한 경우 잎이 말라 죽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배수로와 배수구를 철저히 정비하여 물 빠짐이 원활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배수 관리를 통해 겨울철 과습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파종이 늦어지면 기온과 지온이 낮아지면서 파종 후 출현(싹이 올라오는 것)까지의 기간이 길어지고, 겨울나기 전 생육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일반적으로 원줄기 잎이 5∼6개 정도는 되어야 월동 준비가 완료되나, 늦은 파종 시에는 잎 수가 1∼4개에 불과해 겨울철 저온과 한파에 취약해질 수 있다. 생육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뿌리 또한 깊게 뻗지 못해 서릿발 피해로 인한 뿌리 손상 위험이 크다.
특히, 1월 평균 최저기온이 한계 온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생육이 위축되며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어 저온 피해를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늦가을과 초겨울의 잦은 강우와 낮은 기온으로 인해 밀과 보리의 파종이 평년보다 늦어졌다”며 “특히 12월에는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예보된 만큼 늦게 파종한 맥류의 겨울나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