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없는 깨끗한 육계사 관리
젖은 깔짚에 노출되면 FPD 발병 양호한 깔짚 상태 유지 매우 중요
괴사성 장염 늘어나 유기산제나 pre 혹은 probiotics로 질병 예방
빛과 소음, 닭 몰려 압사 발생시키는 원인, 계사 내부 면밀히 살펴야
고대성 수의사
Technical Manager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수의학 박사
서론
지난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육용계는 닭고기의 수득률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끊임없이 유전적으로 개량되어 왔다. (그림 1) 이러한 육종의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과거와 비교해 동일한 육성 기간 동안 매우 높은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전반적인 생산성적의 기준이 올라갔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사육기간 중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보다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료 및 영양, 계사 내 온도 및 음수의 질, 점등, 환기, 사육밀도, 백신 접종 상태 등 매우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깔짚을 비롯한 바닥 관리는 사육환경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림 1. 개량된 육계의 모습
짧은 사육기간으로 단지 하루 이틀 문제가 지속되더라도 성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가격 상승으로 깔짚을 재사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 깔짚 관리에 대한 중요도가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깔짚 관리 중에서도 젖은 깔짚이 생기는 원인들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그림 2. 일반적인 육계 농장 내 모습
바닥 환경이 생산성 좌우
깔짚은 수분을 흡수하고, 계분과 섞여 닭이 편안한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하며 바닥으로부터 일정 거리를 유지하게 하여 단열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한다. (그림 2)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좋은 깔짚은 높은 함수율, 생물 분해능을 가지고 먼지가 덜 날리는 특성을 가지는 것이 좋으며 사육 후 퇴비, 비료 또는 연료 등으로써 부가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젖은 깔짚’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되면 이러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젖은 깔짚에서 사육되는 육계는 발바닥 피부염 발생이나 계사 내 암모니아의 농도 상승 등 전반적으로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뽀송뽀송한 깔짚’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육계사 관리 중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젖은 깔짚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깔짚의 종류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국내 사육환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왕겨를 기준으로 할 때 깔짚 내 수분 함유가 평균적으로 25% 이상이 되면 깔짚이 온전한 기능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정상적인 깔짚 상태와 젖은 깔짚 상태의 계군의 생산성을 비교한 결과 출하 시 체중에서는 평균 7.75%가 저하되었고, 사료요구율도 1.68 대 1.61로 젖은 깔짚이 더 높은 사료요구율을 보여주었다. 또한 젖은 깔짚 상태에서 사육된 육계는 물컹한 바닥상태 및 발바닥 피부염으로 운동성이 저하되어 바닥과 닿아있는 시간이 길어져 관절에 열상이 생기거나 가슴 근육에 물집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다발하였다.
마지막으로 계분과 뒤섞인 축축한 깔짚은 그 자체로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살모넬라와 대장균의 수가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로 관찰되었다. 특히 foot-pad dermitisis (FPD) 즉, 발바닥 피부염은 pododermatitis 혹은 foot-burn으로도 불리며 앞서 설명한 생산성 저하와 질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추후에는 동물복지 이슈와 연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선 연구의 추가 결과로 젖은 깔짚 상태에서 사육된 닭은 평균 2.26의 food pad 스코어를 기록한 반면 정상상태의 깔짚에서 사육된 닭은 평균 1.22의 스코어를 기록하였다 (1: 정상, 2: 병변 3: 심한 병변). 이 경우 biotin을 추가 공급하였을 때 약간 개선된 foot pad 상태를 보여주긴 했으나 기본적으로 젖은 깔짚 상태가 foot pad 상태를 매우 악화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다른 연구사례에서 초기 14일령에 젖은 깔짚 상태에 노출되었을 경우 이후 젖은 깔짚에서 사육되었을 때보다 FPD가 더욱 잘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령 이전에 노출된 경우 약 8∼53%까지 FPD 가 발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아 사육 초기에 양호한 깔짚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계사 내 깔짚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크게 계사 환경, 계군의 질병과 건강상태, 사료내 영양소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림 3)
그림 3. 깔짚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어린 병아리 적정 습도 약 60%, 15 일령 이후 50%
먼저 환경 및 계사요인은 계사의 습도와 공기 흐름에 대한 것이다. 실험 환경에서는 계사 면적에 적절한 계군에서 상대습도가 72%가 되면서 깔짚이 뭉치기 시작하고 75%가 넘어가는 습한 환경에서는 깔짚이 많은 수분을 흡수하게 되고 결국 깔짚은 젖기 시작한다.
결국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입추 전부터 어린 병아리에서는 약 60% 내외가 되게 하고 15 일령 이후에는 이보다 조금 낮은 50% 전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습도 관리는 계사 내 암모니아 농도와도 연결 지을 수 있는데 습도가 높은 경우 암모니가 가스가 더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약 20ppm~30ppm 이상의 농도의 암모니아 가스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닭의 호흡기 내에 있는 섬모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닭은 해부학적으로 혐기 골과 기낭 등을 가지고 있는데 약화된 섬모의 기능은 체내로 호흡기 병원체의 침입을 용이하게 하고 이렇게 침투한 호흡기 병원체는 닭의 해부학적 구조상 쉽게 전신으로 퍼져나가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이런 암모니아 농도의 상승은 깔짚을 재활용하게 되면 더 일어나게 되는데 현실적인 여건 상 깔짚의 재활용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환기에 매우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러한 농장들은 입추 2~3일 전부터 환기를 시켜주어 암모니아 가스의 농도를 낮춘 상태에서 병아리들이 계사에 적응하고 사료와 물을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육계 깔짚 처리제를 바닥에 골고루 도포하여 암모니아 발생을 억제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동절기의 경우에는 오히려 계사 내부가 너무 건조해져서 호흡기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환기 설정이 과한 상태는 아닌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
그림 4. 계사 및 환경요소들 중 ‘젖은깔짚’ 상태를 만드는 중요도에 대한 설문 결과
〈Mark W. Dunlop et al, 2016,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콕시듐증과 괴사성 장염 미리 예방해야
한편으로 계사 내 습도가 정상범위 내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유독 계사 내 일부 공간만 깔짚이 젖는다면 혹시 닭이 한 곳에 모여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흔히 빛과 소음은 닭이 몰려 압사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는데 압사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약한 빛과 미약한 소음은 닭이 특정 공간에 계속 머무르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결국 이 공간은 계사 내 다른 곳보다 분변이 많이 쌓이게 되고 젖은 깔짚을 만들게 된다. 혹은 계사 내 공기 흐름에 의해 습한 공기가 바닥에 지속적으로 닿게 되면 역시 특정 공간만 깔짚 상태가 나빠지는데 계사 내 전반적인 습도뿐 아니라 이런 공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계사 내 구조물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계군의 질병적인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설사를 일으키는 질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육계에서는 콕시듐증과 괴사성 장염이 설사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콕시듐증은 Eimeria spp. 에 의해 발병하는데 Eimeria tenella 등 직접적으로 폐사를 일으키고 혈변 등 심한 증상을 나타내는 콕시듐 원충도 있는 반면 이와 비교해 Eimeria acervulina와 같이 비교적 약한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콕시듐 원충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콕시듐증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항 콕시듐제가 사용되고 있는 데 사용이 계속되면서 내성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항 콕시듐제 사용 시에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여 사용기간 및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괴사성 장염 역시 육계에서 흔히 설사를 일으키는 질병인데 원인체인 clostridium perfringens는 사실 정상적으로 장 내에 존재할 수 있는 세균이다.
하지만 대개 사료가 변화되는 경우 닭의 장 상피세포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상피세포가 탈락되게 되는데 이것은 clostridium 균의 단백질원이 되어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병원성을 나타낼 수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netB, pfoA 등과 같은 병원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clostiridum균이 병원성을 가진다는 결과도 있는데 여러 스트레스가 괴사성 장염의 잠재적 위험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에는 성장촉진을 목적으로 사료 내 항생제가 사용되었지만 최근 사료 내 항생제 사용의 기준이 엄격해지거나 금지되면서 괴사성 장염 발병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항생제 외 유기산제나 pre 혹은 probiotics를 사용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있다.
맺음말
깔짚 관리는 비단 육계뿐 아니라 평사 환경에서 사육되는 축종에서 매우 중요한 관리 요소이다. 하지만 육계는 짧은 사육 일령의 특성상 출하 시까지 한 번의 미끄러짐이 생산성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고 결국 농장의 이익창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욱 크기에 그 중요도가 조금 더 큰 측면이 있다. 또한 매 파스마다 새 깔짚을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재사용되는 깔짚은 서술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성공적인 깔짚 관리를 바탕으로 육계농가에서 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