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보낸 가을철 계군 관리
사료섭취량 고려해 난중 커지지 않도록 사료스펙 조절·급여
환기 사각지대 없도록 계사 공기흐름 상태와 유속 점검해야
조동해 대표
에그앤테크
머리말
올해는 유사 이래 긴 장마와 많은 강수량 그리고 전국적으로 긴 불볕더위가 이어져 높은 습도와 무더위로 폐사가 늘어나고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 농가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은 닭에게 매우 치명적이며, 고온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농가마다 휀을 증설하고 쿨링패드와 냉수 공급 장치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사양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자연의 위력 앞에 한계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전 세계가 이상기온으로 인해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상기온, 지구 온난화에 의한 영향을 받아 점차 기온이 상승하고 습기가 많은 아열대 환경으로 빠르게 변해 가고 있어 이러한 기후환경 변화에 맞추어 각 농가에서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무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심하게 울어대던 매미의 울음소리를 귀뚜라미 소리가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을로 접어들면 일교차가 커져 더위에 지친 닭에게 또 다른 환절기라는 시련의 시기가 찾아온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혹서기 이후 주의해야 할 닭의 사양관리에 대해 다시 점검하고자 한다.
환경 및 영양 관리
9월로 접어들면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10℃ 이상 늘어나면서 닭에게 환경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발생하게 된다.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 9월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으며 작년과 비슷하겠다고 하였고, 강수량은 평년(112.4~245.9mm)과 비슷하거나 많으며 발달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기상청 과거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9~10월 서울과 대구지역의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일수를 보면 월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10~20일로 나타났으며 일교차는 10℃에서 18℃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
또한, 9월 중순까지는 여전히 기온이 높으며 하순으로 갈수록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교차가 더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표 2)
이러한 환경변화에 닭은 생리학적인 변화와 면역학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 공급과 적절한 환기 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
표 1. 최근 3년간 월별 주요지역 일교차 10°C 이상 일수
표 2. 2019년 9월과 10월 최저·최고 온도 및 일교차 변화(대구지역)
특히, 올해와 같이 집중호우가 계속되어 높은 습도 하에서 고온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계군은 산란율 회복이 다소 어려울 수가 있다. 온도와 습도를 곱한 값을 열량지수라 하는데 혹서기 계사 내 온습도를 측정하면 계사 내 온도가 28℃, 상대습도가 85% 이상 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때 열량지수가 2,380 이상이 되어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폐사에 이를 정도로 심하게 고온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농가마다 더위에 지친 닭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고 생산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환절기 강화사료와 비타민과 미네랄제제 그리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제제를 추가 첨가하는 것을 검토하여야 한다.
대사활동의 증가로 식욕이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사료섭취량을 고려하여 난중이 커지지 않도록 사료스펙을 조절하여 급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혹서기 이후 중요한 관리 포인트 중 하나는 환기인데 환기의 목적은 △과도한 습도와 열 제거 △신선한 산소공급 △유해가스와 먼지 제거 △공기 중 병원성 미생물의 희석 등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기계식 환기시스템은 음압식과 양압식으로 나뉘는데 환기시스템이 적절히 작동하지 않으면 닭에게 치명적이다.
환기의 기본원리는 배기 용량과 입기구 면적의 균형을 유지하고 입기구 각도, 입기방향 등을 고려하여 입기구는 상단이나 천정에, 배기구는 하단으로 배치하여 외부 신선한 공기가 계사 내부로 들어와 오염된 공기와 잘 혼합하고 순환하여 계사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그림 1)
그림 1. 입기구, 배기구가 있는 일반적인 환기시스템
그러나 부적절한 환기설비로 배기휀의 용량보다 입기구가 너무 크게 될 경우 음압(부분적인 진공)이 발생하지 않아 계사 중간의 유속은 사라지고 배기휀 주변에서만 환기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혹서기에는 과도한 습도와 열을 제거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환절기에는 신선한 산소공급과 유해가스 제거가 주목적에 있으므로 이에 맞는 환기 방식으로 조정해 주어야 한다.
유속이 낮아지면 외부 공기가 계사 중앙까지 미치지 못하게 되어 환기 불량상태가 될 수 있어 전문가와 상의하여 배기량, 입기구 위치와 크기, 배치를 재점검하고 스모그머신(또는 연막발생기)이나 풍속계를 이용하여 계사 내부의 공기의 흐름 상태와 유속을 점검하여 환기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표 3, 그림 1)
표 3. 양계장의 일반적인 가스 수준
〈출처 : The Poultry Site, 2012〉
그림 2. 휴대용 환경측정 장비
질병관리
올 여름철 높은 습도로 인해 와구모 발생이 매우 증가하였다고 한다. 한번 들어온 와구모는 박멸하기 어렵고 그 피해가 크므로 와구모가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차단방역관리를 실시하고 사료에 기피제를 첨가하거나 계사 내 먼지를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등 꾸준한 환경개선으로 와구모 군집밀도를 낮추어야 한다.
또한, 환절기가 되면 주로 전염성기관지염, 마이크로플라즈마(MS, MG), 뉴모바이러스, 대장균증 등이 문제가 된다. 계란상태를 조사하여 보면 이러한 질병의 양상을 볼 수 있으며 소등 이후 야간에 계군을 살펴보면 호흡기 이상음을 관찰할 수 있다.
이상 발견 시 거래하고 있는 수의사와 상담하여 농장 위생환경에 맞는 백신 프로그램을 준행하고, 잔류문제가 없는 약물을 적절히 투여하여 질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미리 방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더위에 지친 닭은 기온이 변화하는 시기에 질병에 노출되기 쉬우므로 에센셜 오일, 효소제, 복합미생물제제 등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제제를 급여하여 환절기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한다.
기타관리
계절과 관계없이 농장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이 전기사고이다. 특히, 대부분 무창계사여서 그 피해액도 크다. 전기적 사고가 나면 가장 중요한 환기장치가 작동이 안 되어 결국 폐사로 이어진다. 일부 계사는 정전 시 자동으로 환기구가 개방되도록 설비를 갖춘 곳도 있으나 대부분은 환기장애로 큰 손실이 발생한다.
정전 시 경보시스템과 비상발전 장비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비상 발전기는 농장뿐만 아니라 일반 건축물에서도 정작 필요할 때 작동이 안 되어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정비계획에 따라 주기적으로 주 1회 작동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정전으로 인한 피해는 때로 한전과 다퉈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기온이 내려가거나 전구가 오염되고 오래 사용하면 전구의 밝기가 떨어져 점등효과가 저하된다. 특히, LED 전구는 방사각이 적어 빛의 사각지대가 생길 우려도 있으므로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조도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또한, 혹서기 이후 수인성 질병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음수 및 축사 주변 소독을 철저히 시행하여야 한다.
계절적인 내·외부 온도 차에 의해 결로현상이 발생하면 곰팡이 발생이 증가하게 되고 이때 곰팡이 독소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므로 사료저장 빈 내부를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사료 급이 라인을 청결히 유지하여야 한다. 계사 내부온도를 휴대용 온도측정기로 측정하면 이슬점 온도를 알 수 있는데 이 온도가 나타나는 위치에는 결로현상이 일어날 수가 있다.
맺는말
올해는 관측 이래 최장 54일의 긴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농가마다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와 같이 심각한 고온다습한 환경은 사료섭취량 감소, 산란율 저하, 난각 품질저하 등으로 많은 손실을 가져왔으며 닭은 계속된 고온스트레스로 인한 생리적인 변화로 많이 지쳐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계란 소비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농가마다 경영악화, 성적부진, 호우피해 등 삼중고를 겪어야 했다.
혹서기 이후 지친 닭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닭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계군이 맞는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 농장의 상황은 내가 제일 잘 알 것이다. ICT 기술이 접목되고 시설이 많이 개선되어 시스템이 자동으로 돌아가지만, 수치에만 의지하지 말고 현장에서 닭이 들려주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점검이 필요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시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