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의 OR 감염 사례와 항체 양성률
활력과 섭취량 줄어들며 점차 도태와 폐사율(2~10%) 증가
마이코플라즈마 등의 복합 감염에서 20% 이상 산란율 감소
육성 계군의 OR 감염은 철저한 차단 방역으로 예방이 가능
고승열 원장
다란동물병원
OR균은 산란계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국내 산란 계군에서도 유병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질병이다.
이번 기고에서는 OR균 감염증의 특징과 산란계에서 사경 증상을 보였던 감염 사례, 필자가 모니터링한 산란 계군에서 OR균의 항체 양성률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에 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OR균이란?
OR(Ornithobacterium Rhinotracheale) 감염증은 닭과 칠면조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조류에서 호흡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성 호흡기 질병이다. 가금에서 폐사율의 증가와 산란율의 감소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93년에 원인체가 특정되고 이듬해 원인체가 명명되었다. 이후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이 보고되었으며, 유전학적인 연구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야생조류에서 가금으로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균 개체와의 직·간접적인 접촉이나 식수,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이 가능하다. 때문에, 다양한 주령의 계군이 있는 농장이나 계군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풍토병화(Endemic) 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수란관과 폐사한 계태아에서도 OR균이 분리되어 난계대 전염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난계대 전염이 실험적으로 명확히 입증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OR균은 저온의 경우 외부 환경 저항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37℃의 온도에서는 1일만 생존 가능하지만, 영하 12℃에서는 150일까지 생존한다고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겨울철 의 발생 보고가 많은 이유로 추정된다.
OR균의 임상 증상
OR균은 모든 연령의 가금에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문헌 상 OR균 감염 증상의 특징은 다른 질병의 복합 감염, 부적절한 환기, 과도한 밀사, 비위생적인 관리 등 많은 환경적인 요소에 따라 극도로 다양한 정도의 임상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육계에서는 비교적 미약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지만, 활력과 섭취량이 줄어들며 점차 도태와 폐사율(2~10%)이 증가하여 경제적 피해를 입힌다. 산란 중인 종계나 산란계에서는 폐사율의 증가와 더불어 산란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산란율과 난중이 감소하고 기형란의 증가가 보고된다. 호흡기나 산란 성적의 증상 외에도, 뇌와 두개골, 관절 등에 감염되어 사경과 마비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2018년 일본에서 보고한 산란계의 OR 감염 사례의 논문에서는, 섭취량 감소와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과 함께 OR 단독 감염에 의한 미약한 수준의 산란율 감소부터 마이코플라즈마 등의 복합 감염에서 20% 이상의 산란율 감소나 산란율 피크 부진 케이스들이 보고되었다.
2000년 미국에서 보고한 산란계 농장의 OR과 IB의 복합 감염에서는 1주일에 10% 정도의 산란율 감소와 회복 부진 사례나, OR 원발 감염 이후 대장균증의 주간 폐사가 6.8%까지 상승하는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위의 사례들처럼 OR 감염증은 보통 원발성의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고 이후 2차적인 대장균증이나 다른 호흡기 질병의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질병이다.
2차적인 대장균증의 복합 감염에서 부검 소견만으로 진단하기는 어려우며, OR균의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고 증식력이 낮은 관계로 OR균을 분리 동정하거나 PCR 검사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림 1. 두껍고 불투명해진 기낭, 복강 내 기포와 함께 흰-노란색의 삼출물
〈출처 : Disease of Poultry, 14th)〉
그림 2. 폐 주위 섬유소 성 삼출물과 두꺼운 기낭염
그림 3. 안와 하동의 치즈 양 염증
사경 증상을 동반한 산란계의 OR 감염 사례
1만 3 천수의 80주령 노계군 1개 동에서 평소 주간 폐사율 0.3% 수준(일일 6~8수 수준)부터 1주일 정도 갑작스럽게 주간 폐사율이 2% 수준(일일 최대 폐사 100수)까지 증가하고 이후 에는 폐사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폐사 추세가 감소하면서부터는, 사경 증상을 동반한 개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일일 10~15수 수준의 도태/폐사가 약 1달 이상 지속하였다.
동별 산란율의 기록이 명확하지 않았으나, 주간 80% 수준의 산란율에서 대략 4~5% 이상의 주간 산란율 감소가 동반하였다. 폐사가 감소하면서 산란율은 주간 80% 이상 수준으로 회복하였다. 오란 비율은 4~5% 수준으로 큰 변동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림 4. 지속적인 사경 증상의 발생.
〈약 1달 정도 사경 개체의 도태가 지속되었다.〉
사경 개체의 대부분 사료 섭취 불능에 의한 수척 이외에 부검에서 공통적인 특이 소견은 없었으나, 일부 개체에서 두개골과 귀의 염증성 물질, 복 기낭에서 삼출물 등을 확인하였다. 혈청검사와 PCR을 진행하였다. 뉴모 항체 가는 최근 감염에 의한 높은 수준의 항체가를 확인하였고, OR은 모든 개체에서 항체 양성임을 확인하였다. PCR 검사에서는 OR항원이 검출되었으며, 뉴모와 AI는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그림 5. (좌) 머리뼈 (우) 귀 안에서 확인한 염증성으로 추정되는 물질들
그림 6. 복기낭에서 확인되는 흰색-노란색의 삼출물
문헌 자료를 참고하면, OR균은 호흡기 증상 없이도, 골염, 골수염, 뇌막염, 뇌수막염 등에 의해 신경증상을 유발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해당 계군은 2~3주 이전 뉴모 감염 이후에도 동반한 OR균 감염의 영향으로 사경 증상의 폐사가 지속됨으로 진단하였다.
국내 산란 계군의 OR 항체 양성률
지난 2003년 전 등에 의해 국내 닭의 OR균의 항체 양성률이 조사된 바 있다. 당시 연구에서 육계, 육용종계, 산란계의 188개 계군을 조사한 결과, 육계 5계군(4%), 육용종계 17계군(50%), 산란계 16계군(55.2%)이 OR 항체 양성 계군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성 계군의 모든 개체가 항체 양성률을 보인 것은 아니었으며 산란계는 전체 개체별 샘플 중 약 10% 정도(295수 중 29수)가 양성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계군 내 OR 감염이 있더라도 개체별로 항체가가 낮은 수준이거나 감염 수주 후 항체가가 소실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2020년도부터 2022년도 상반기까지 34개 계군의 혈청 샘플에 대해 OR균의 항체가를 모니터링했고, 결과는 다음 분포도와 같다.
그림 7. 산란계군 주령 별 OR 항체 양성률 분포
OR 항체가를 모니터링한 34개 산란 계군의 혈청 샘플 중 29개 계군에서 50% 이상의 양성률을 보여 거의 대부분(85%정도)의 산란 계군이 OR 양성 계군임을 확인하였다. 샘플 수와 실험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2003년보다 국내 산란 계군의 OR 감염에 의한 양성화 계군의 숫자와 계군 내 양성 개체의 비율이 더 증가하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OR감염의 영향과 예방
앞에 공유한 발생 사례 이외에도, OR균 감염 사례는 간혹 확인할 수 있었다. 만성적인 기낭염과 호흡기성 대장균을 보이는 중추, 갑작스럽게 일시적인 산란율이 감소한 성계군, 계군 점검이나 부검 모니터링에서 간헐적으로 보이는 부검 소견의 개체들에서 OR 항원을 분리할 수 있었다.
혈청 모니터링 결과로 미루어, 국내 산란 계군에서 이미 OR균의 감염은 상당히 빈번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OR균의 특성상, 단독 감염에 의한 피해보다는 잠복 감염된 상태에서 다른 호흡기계 질병과의 복합 감염이나 미흡한 사양관리에서 증상이 발현되어 그 피해가 커지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마이코플라즈마(MG, MS)와 비슷한 양상으로 보인다. 또 필자의 개인적인 체감상 마이코플라즈마에 비해서 OR균 임상증상의 영향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판단된다.
OR균은 계군이 밀집한 환경에서는 쉽게 전파되지만, 겨울철이 아니면 외부 생존 기간이 짧고 유기산 등을 사용한 일반적인 소독제에는 쉽게 파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차단 방역, 입식 전 청소와 소독, 음수 라인의 소독 등이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성계군이 많은 산란계 농장 내부의 계군 간 전파를 막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성 농장을 별도로 운영하는 농장이라면, 최소한 육성 계군의 OR 감염은 철저한 차단 방역으로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의미로는 육성 농장에서 OR균의 항체 양성률을 모니터링하다면, 육성 농장의 차단 방역 상태를 확인하는데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OR균은 세균인 만큼 항생제의 적용을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를 포함한 많은 나라의 연구에서 OR균은 이미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 대부분의 산란계 농가에서는 항생제 사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행히 아직까지 국내 산란 계군에서 OR균에 의한 피해 정도가 두드러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이유들로 인해, 미처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OR균에 대한 뾰족한 대안은 없지만, 결국 원칙적인 차단 방역과 세심한 사양 관리만이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