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더위 관리 지속해야 하고, 커지는 일교차 변화에도 대응해야
시원해진 날씨로 사료 섭취량 증가하면 뒤늦게 장염과 콕시듐 발병
백신 접종과 구서 활동, 계분 관리, 장 관리 등 종합 대책 진행해야
고승열 원장
다란 동물병원
매 여름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이 새삼 걱정될 정도로 작년보다 올해가 더 더운 여름이 몇 년째 지속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아열대 기후로 바뀐다는 한반도의 기온 변화는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절기상 여름이 끝난 9월의 최근 기온(2022년도)은 주요 지역에서 대체로 과거 5년보다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주요 지역의 평균으로 약 0.26℃도 상승하였다.)
그림 1. 주요 지역의 9월 평균 기온 비교
평균적인 기온이 상승했다면 일교차의 변화는 어떨까? 지역별로 최고 기온의 평균과 최저 기온의 편차를 그림 2 에서처럼 확인해 보면, 그 편차가 지역별로 더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주요 지역의 평균으로 약 1℃증가) 즉, 과거에 비해 최소한 작년 9월은 전체적으로 기온이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낮 시간의 기온 상승이 증가하며 저녁~새벽의 최저 기온과의 편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상청의 3개월 장기 예보에 따르면, 올해 9월의 기온도 작년보다 더울 확률이 50% 수준이라고 하니, 아마 올해는 더욱 낮에는 덥고 상대적인 일교차는 크게 느껴지는 9월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림 2. 주요 지역의 최고 기온 평균 - 최저 기온 평균 차이
계절이 변하는 9월 한 달간의 기온과 강수량의 변화는 그림 3과 같다. 9월 초중순에는 여름철 높은 기온과 강수량이 유지되다가 9월 중순 이후부터는 최저 기온의 감소가 빨라지며 일교차가 증가하고 강수량이 줄어들며 건조해진다.
결국 9월은 한낮의 더위 관리를 지속해야 할 뿐 아니라, 커지는 일교차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기간이다.
그림 3. 2011~2020년의 전국 9월 일일 기온과 강수량 평균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의 변화 시점에서, 필자의 체감상 농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주의해야 할 요소를 보고자 한다.
더위와 소화기계 질병 관리에 계속 주의하기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로 호발 했던 장염과 콕시듐 발생 빈도가 한풀 꺾이지만, 여전히 위험한 조건이 지속된다. 여름철 증가한 음수량과 더위 스트레스로 약해진 장관에 다소 시원해진 날씨로 섭취량이 증가하면 오히려 한여름에는 문제가 없다가 뒤늦게 장염과 콕시듐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관을 건강하게 유지해 소화기 질병을 예방하자는 말은 쉽지만, 사실은 복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원인체의 증식과 오염을 억제하고 자체적인 장관 세균총과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요소들을 점검한다.
● 더위 스트레스 최소화 : 한낮의 체감 더위는 여름철과 비슷할 수 있다. 내부 온도 23도 이상에서는 최소한 1.5m/s 이상의 충분한 유속 형성하도록 한다. 배기팬과 쿨링패드의 이상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주의하고, 26~27도 이상에서는 터널 환기로 최대한 유속을 증가시키도록 한다.
● 급이기/음수라인 위생 관리 : 일상적인 급이기와 음수라인의 청소가 요구된다. 음수라인은 월 1회 이상의 플러싱, 정기적인 유기산제로 바이오필름 제거, 지속적인 음수 라인 소독제의 사용 등이 권장된다. 음수라인만큼이나 급이기 관리도 중요한데, 의외로 많은 농장들에서 급이기의 위생 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확인된다. 그림 4에서처럼 사료 토출구의 이물질이나 급이 라인 코너부의 곰팡이나 오염이 있지 않도록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그림 4. 사료 토출구의 쥐 사체(좌), 참새 사체(우)
● 계분/장관 모니터링과 세균총 유지: 갑작스럽게 폐사나 성적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하고 장관의 건강한 세균총이 잘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생균제, 유기산제, 천연항생물질 등을 가능하면 지속적으로 급이하며, 계분상태를 점검하고 부검소견에서 장염이나 콕시듐이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가 미리 권장된다. (그림 5)
그림 5. 부검 모니터링으로 확인되는 십이지장염(Focal Duodenal Necrosis)
〈폐사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난중 감소, 난각질 불량을 유발한다.〉
진드기와 티푸스 발생 ‘관리’하기
진드기가 있는 농장에서는 체감상 한 여름보다 오히려 9월에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8월 말부터 9월 초중반까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태풍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표 1) 진드기는 일반적으로 따뜻하고 다습한 환경에서 증식 주기가 짧아지는데, 늦여름 태풍이 가져오는 습도와 여전히 높은 기온 탓에 부쩍 진드기 밀도가 증가함이 확인된다.
표 1. 기상청 태풍 발생 현황 통계. 괄호 안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태풍 수
진드기 밀도 증가 자체도 문제지만, 특히 티푸스 이력이 있는 농장에서는 진드기 밀도가 증가하며 티푸스 발생의 위험도 높아진다. 또한 티푸스 균 자체가 소화기로부터 감염이 시작되므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소화기 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진드기는 계사 환경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선’ 형태의 집락이 보인다면 방제 조치가 고려되는 시점이다. (그림 6) 눈에 띄는 집락이 형성된다면 며칠 사이에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적은 밀도에서 미리 방제 조치가 필요하다. 분사하는 형태의 방제 조치를 취하는 경우, 사각지대가 없도록 주의하도록 한다. (그림 7)
그림 6. 진드기 방제 조치가 고려되는 시점의 진드기 밀도(2등급).
〈케이지 안쪽이나 보이지 않는 부분의 밀도는 더 높을 가능성이 높다.〉
그림 7. 분사형 방제 조치가 누락되기 쉬운 사각지대.
〈후면부의 케이지 지지축(좌), 덕트 후면(우)〉
티푸스가 있는 농장은 폐사 양상과 부검 모니터링으로 폐사가 증가하기 전에 미리 예방적인 보강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일단 폐사가 증가한 후에 백신을 접종하면, 되려 폐사가 증가하기도 하고 폐사 감소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티푸스 관리를 위해서는 백신 접종과 진드기뿐만 아니라, 구서 활동, 계분 오염 관리, 장관 건강 관리 등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진드기나 티푸스는 ‘관리’의 영역에 있는 질병이다. 근절이 어렵지만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요소별 관리에 노력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야간 환기 주의와 호흡기 질병 ‘생독 백신’ 실시
9월 중후반에 들어서면서는 최저 기온이 감소하며 일교차가 커지게 된다. 낮밤으로 커진 일교차에 의한 환경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야간의 차고 건조한 바람에 직접 노출된 호흡기 점막은 질병 원인체의 감염이 쉬워진다. 그림 2 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최고-최저 기온차가 10℃ 이상으로 벌어지는 내륙 지방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앞서 한낮에는 여름철에 준하는 유속 관리가 필요하다면, 야간에서 새벽까지는 과 환기에 주의해야 한다. 야간에는 과도한 터널환기가 없는지 점검하고 전면 셔터의 각도를 조정하여 닭에게 직접 바람이 닿지 않도록 한다.
19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0.5m/s 이하 수준의 유속이 권장된다. 상황에 따라 측면 입기를 활용하게 되므로(크로스 환기), 배플의 작동과 청소 상태를 미리 확인한다. 지붕팬의 작동과 플랩의 개폐를 확인한다. 지붕팬 모터의 작동이 정상이더라도 플랩이 열리거나 닫히지 않으면 배기가 부족하거나 찬 공기의 입기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
많은 농장에서 계사 내부 센서로 측정되는 온도에 맞추어 자동으로 환기팬 작동이 변하는 설정이 일반적이다. 하루에도 기온 변화가 커지는 만큼 일단 온도 센서에서 정상적인 온도 측정이 이루어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림 8처럼 온도 센서가 쥐 갉음에 의해 손상된 경우 정상적인 내부 온도 체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미리 온도 센서의 손상과 먼지 청소 등을 확인한다. 설정된 온도에 맞추어 그룹별로 작동하는 환기팬의 숫자가 컨트롤 박스와 일치하는지도 점검한다. 단순히 설정 온도로만 접근한다면, 고온이나 저온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번거롭더라도 계사와 계군을 점검하며, 필요하다면 매일 아침저녁으로 세팅 온도를 변경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그림 8. 쥐 갉음에 의해 손상된 온도 센서와 컨트롤 박스에 표시되는 비정상 온도
IB와 뉴모의 생독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생독백신(음수/분무 접종)은 방어하는 범위와 지속기간이 사독백신(주사 접종)과는 다르다. 감염이 시작되는 호흡기 점막의 국소 면역을 강화하는 방법은 생독 백신의 접종이다. 다만 사독백신에 비해 면역력이 유지되는 기간은 수주 정도로 길지 않다. 변이형이 많은 IB는 서로 다른 유형 2종류(예; Qx형, 호흡기형)의 백신을 한 달 정도의 간격으로 교대로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단독 감염으로는 피해가 적으나 복합 감염에서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뉴모 감염증도 생독백신이 있으므로, 환절기에는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
지방간증과 영양 관리
혹서기에 비해 섭취량은 증가하는 시기이다. 고온 스트레스에 의해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섭취량이 증가하게 되면, 이로 인해 지방간증이 심해져 성적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산란율이 높은 계군, 산란 피크 계군, 노계군, 고열량의 사료를 급여하는 경우에는 지방간증의 관리를 위한 조치로 간 기능
개선제의 투여를 권장한다. 카르니틴, 콜린 등의 성분을 권장하며, 장기간 급이 한다면 사료 첨가를 고려할 수 있다.
혹서기동안 사료의 영양 수준을 높여 급여한 경우라면, 체중, 산란율, 난중, 섭취량 등을 고려하여 다시 영양 수준을 조정하여야 할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하게 높은 영양 수준의 사료를 지속적으로 급이하고 섭취량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과비, 지방간증, 난각질 저하 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네랄을 포함하는 종합비타민제의 투여는 환절기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난각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더위를 피해 급이시간을 변경한 경우, 원래의 급이시간으로 복귀하도록 조정한다. 심야점등을 실시한 경우라면, 주당 15분씩 감소하여 원래의 점등시간으로 돌아오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