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처분 닭 크게 늘어 계란 공급 차질 빚어
업계 “수입하지 말고 방역지침 바꿔라” 주장
무분별한 살처분, 계란 값 천정부지
지난해 11월 수도권 계란 평균 산지 가격은 왕란 150원, 특란 138원, 대란 133원, 중란 118원, 소란 110원이었다. 집란 시 DC폭을 감안하면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시세이다.
지난 2017년 산란계 계란에서 살충제 파동이 일어나면서 계란 소비가 크게 떨어졌고, 생산과잉까지 일어나 산란계 농장 대부분이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이후에 계란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났어도 생산이 수요를 앞질러 산지 난가는 생산비를 밑도는 상황이 지난해 11월까지 지속됐다.
그림 1. 살처분 수수가 크게 늘어 난가가 폭등했다.
지난 11월 26일 전북 정읍의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이후 경기, 인천, 충남북, 세종, 전남북, 경남북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 기준 산란계 1,117 만수의 산란계가 살 처분됐다. 사육수수의 15.3%에 해당한다. 사육수수가 적어 계란 생산량이 줄자 산지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다.
12월 7일부터 1월 26일까지 여섯 차례 올라 수도권 산지 가격은 왕란 194원, 특란 190원, 대란 183원이다. 집란 시 DC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일부 품목은 웃돈을 줘야 겨우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2월 1일 특란 30구 소매 평균 가격은 7,368원으로 한 달 전보다 24.40% 치솟았다.
과도한 살처분으로 계란 수급이 불안정하자 양계협회는 “무분별하게 살 처분한 가금 숫자는 무려 1천8백8만여 수에 달했다” 며 “살 처분을 3km 반경으로 늘려 가금류의 씨를 말린 이유가 뭐냐?” 고 항변했다.
양계협회는 “수차례에 걸쳐 제한적 살처분을 요청했지만 농림축산식품부 내 방역담당 부서는 물론 수급담당 부서까지도 우이독경(牛耳讀經)식 자세로 일관해 계란 가격이 폭등했다” 고 주장했다.
그림 2. 고병원성 AI 발생 현황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계란 수급이 원활치 않자 계란 유통업체들은 계란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왕란, 특란 등 큰 알은 한판에 300원에서 500원의 웃돈을 주어야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산지 구매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거래처에 납품할 때 오른 가격이 바로 반영이 되지 않아 손실이 컸다고 유통업체들은 밝혔다.
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이하 ‘유통협회’)는 “지난 11월 26일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후 개당 94원이던 집란 가격이 매주 인상돼 1월 7일 150원으로 무려 60%가 폭등했다” 고 했다.
이어 “계란 유통인들은 농장에서 수집한 계란에서 부적합 계란을 페기 하고, 선별비, 물류비, 포장비, 관리비, 이윤 등 제반비용을 포함, 마트에 판매하고 있지만 인상된 가격이 소매점 판매가격이 반영되지 않아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 고 주장했다.
유통협회는 “정부는 지형, 사육 밀집도, 농장별 방역체계 등 발생 위험도를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해 사육제한이 목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AI 차단방역을 펼쳐야 한다” 고 항변했다.
그림 3. 계란 값이 크게 오르자 계란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주부들이 늘어났다.
유통협회는 “예방적 살 처분 거리 500m로 축소, 거래 농장 확진으로 집란 불가 시 계란 유통인 수급방안 마련 및 피해보상 대책 수립, 일시이동중지명령 발령 후 집란, 방역대 내 2주 반출, 발생농가 출입 시 1주간 알 운반차량의 이동중지 등에 대비한 증차 방안을 수립해 줄 것 등 대책을 마련하라” 고 강력히 요청했다.
살처분 발생농장 반경 1km로 조정
농식품부는 계란 대란이 일어나자 수입된 계란을 1월 28일부터 시중에 4,450원/30개에 공급했다.1월 31일까지 약 140만 개의 수입 계란을 식당, 계란 가공업체, 소매업체 등에 판매됐다. 난백분 267만 개, 난황 냉동 89만 개, 난황 건조 209만 개 등도 수입했다.수입 계란이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안정됐다.
설 명절을 앞두고 가정에서 계란 구매가 늘어나 소매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산지 가격은 오르지 않고 웃돈 행태도 사라졌다.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AI는 2월 들어 1월 보다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은 1월 일일 평균 3.5건이 발생했고, 2월은 1일부터 12일까지 일일 2.75건이 발생했다. 가금농장에서 1월 고병원성 AI 일일 발생건수는 1.40건에서 2월에는 12일까지 일일 0.83건으로 줄어들었다.
’16/’17년과 ’20/’21년의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를 비교하면 야생조류에서 발생건수는 ’16/’17년 59건에서 ’20/’21년 184건으로 211.86% 늘었다. (그림 4참조)
그림 4.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비교 (’16/’17년, ’20/’21년)
〈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가금농장에서 발생건수는 ’16/’17년 342건에서 ’20/’21년 95건으로 72.22% 줄었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월 15일부터 2주간 예방적 살처분 대상을 발생농장 반경 3km에서 반경 1km로 지정하고, 살처분 대상 가금도 발생 축종과 동일한 축종으로 축소·조정했다.
아울러 농장 주변과 진입로에 소독차량 1,100여 대를 총동원해 매일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가금농장 바이러스 없애기 캠페인’을 연장 실시하고, ‘전국 일제 소독의 날’을 강도 있게 추진했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가금 개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검사체계를 기존 간이 검사에서 정밀 검사로 전환하고, 검사 주기도 단축했다.산란계, 종계, 메추리는 월 1회 간이검사에서 2주 1회 정밀검사로, 육계, 토종닭은 출하 전 간이검사하던 것을 정밀검사로 검사를 강화했다.
살처분 반경 축소 연장은 가금농장 발생 상황 등을 재 평가해 결정하고 2주가 경과되기 전에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우려가 있을 경우 조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