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한우의 절반은 1, 2, 3등급에 속한다. 이 등급의 한우고기는 1++이나 1+ 등급보다 저렴하지만, 숙성을 통해 풍미를 높이고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저등급 한우고기를 더 맛있고 알뜰하게 즐길 수 있는 숙성 방법과 주의사항을 소개했다.
숙성은 쇠고기를 냉장 온도에서 일정 기간 보관해 맛을 좋게 하는 기술이다. 숙성 방식은 크게 건식 숙성과 습식 숙성으로 나뉘며, 가정에서 하기에는 간편한 습식 숙성이 적합하다. 습식 숙성은 쇠고기를 진공 포장해 냉장 온도(0~4℃)에서 1주일 이상 숙성하는 방식으로, 최대 9주까지 가능하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을 4도에서 14일 숙성하면 근육 내 단백질 분해 효소가 활성화돼 고기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또한,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글루탐산) 함량이 3배 정도 높아졌다.
가정에서 한우고기를 습식 숙성하려면 고기 등급과 포장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저렴한 1, 2, 3등급 고기를 근내지방(마블링)이 많고 적은지를 보고 취향에 따라 고른다. 등급이 낮고 근내지방이 적어도 등심, 채끝, 부챗살 등 구이나 볶음용 부위는 숙성하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등급이 낮고 지방이 적을수록 숙성 기간이 길어진다.
한우고기가 진공 상태로 포장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공 포장은 부패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고, 고기를 자연적으로 부드럽게 만든다. 가정용 진공 포장기가 있다면 일반 포장된 한우고기를 구매해 1회 먹을 양만큼 나눠 진공 포장하면 된다.
숙성 온도는 0도에서 4도 사이로 설정하고, 같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냉장고 안에서 자주 여닫지 않는 칸 또는 김치 냉장고를 이용해 온도 변화를 최소화한다. 숙성 기간은 등급과 부위, 숙성 온도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1등급 등심 부위는 2도로 맞춰 3주 정도 숙성하는 것이 좋다.
숙성이 끝난 쇠고기는 일반 한우고기 조리법으로 요리하면 되고, 진공 포장을 뜯은 후에는 바로 소비해야 한다. 모든 식육은 생산, 가공 과정에서의 위생 수준, 유통 환경, 고기 구매 후 취급 및 보관 온도, 포장 종류 등에 따라 숙성 기간이 차이 날 수 있으므로 위생과 냉장 보관을 철저히 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송금찬 과장은 “진공 포장된 한우고기를 가정에서도 손쉽게 냉장 숙성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소비자에게 알려 한우고기 소비가 더욱 촉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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