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저하를 예방하는 관리 포인트
백신은 원인체 자체에 대해 면역력을 형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7 일령 입추직후 대비 2배 이상, 3 주령 체중 표준체중 이상 올려야
1 일령 초생추부터 유산균, 고초균 등 생균제 꾸준하게 급이 권장
고승열 원장
다란동물병원
면역력 저하를 예방하는 관리 포인트
닭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 ‘면역력’이 중요하다고 흔히 말한다. ‘면역력’이란 외부에서 침입하는 외부 인자에 대해 생물체 스스로가 방어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말하기 때문에, 닭뿐만 아니라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에서 면역력이 강하다면 많은 질병으로부터 건강히 생활할 수 있다. 군집 사육을 하는 양계 산업은 전염성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군 전체가 일정 수준의 면역력을 형성하는 것은 특히나 더 중요하다.
다만, 면역계라는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는데, 양계 필드에서 ‘면역력’이라는 것을 측정하는 지표는 사실상 ‘항체가’가 유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막연히 ‘면역력을 강화’ 한다는 말은 확인하기 어려운 다소 불분명한 표현일 수 있다. 때문에, 이번 기고에서는 ‘면역력’의 구성 요소를 생각해 보고 각 요소들을 저해하지 않는 관리를 위해 필드 사양에서는 어떤 점들에 주의해야 하는지 부족하나마 의견을 드려보고자 한다.
면역계의 구성
그림 1은 가금 질병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조류의 면역 메커니즘이다. 단순한 모식도임에도 어려운 용어들과 기전들이 가득하다. 면역에는 이렇게 체내에서 복잡한 상호작용이 얽혀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면역력 자체를 측정하기는 어렵기도 하고, 단순히 특정 성분의 섭취를 늘린다는 식의 한 가지 요소로 면역력이 증가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표 1은 면역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필자가 간단히 정리해 본 표다. 우선 면역기관은 복잡한 면역 세포들과 단백질들이 만들어지고 분포하는 신체 조직들이다. 해당 기관들이 제대로 성숙하거나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면, 면역 세포와 단백질들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게 된다.
면역은 다시 외부 항원 자체를 인식하고 전반적으로 방어하는 일차적인 선천 면역과 특정 원인체를 인식하여 해당 원인체에 더 빠르고 효과적이게 대응하는 후천 면역으로 나누어진다. 선천 면역은 질병의 원인체가 신체로 침입하는 1차 관문에서 방어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호흡기나 소화기의 점막, 원인체를 인식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면역 단백질들이 포함된다. 미생물총은 조류 자체의 면역계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숙주와 상호작용하며 유해한 원인체들의 침입을 방어하는데 도움이 된다.
후천 면역은 특정 원인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세포들로 구성되며, ‘백신’을 통해 생성할 수 있다. 보통 사(독) 백신은 체액성 면역만을 자극하여 혈청 항체가를 오랜 시간 높게 유지하게 하고, 생(독) 백신은 세포성 면역과 체액성 면역 모두를 자극하나, 일반적으로 면역 유지 기간이 길지 않음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 원인체의 특성에 따라 세포성 면역 또는 체액성 면역 한쪽 또는 양쪽 모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질병에 효과적인 면역 방식을 유도하기 위해 질병에 따라 생백신을 주로 적용하거나 생백신과 사백신 모두가 중요한 경우가 있다. (예: 티푸스, 계두 등은 세포성 면역이 중요하므로 생백신이 적용됨)
그림 1. 외부 병원체에 대응하는 조류의 면역 메커니즘 모식도
〈출처 : Disease of Poultry, 14th〉
표 1. 간단히 면역을 이해하기 위한 요소들
1. 백신 접종의 균일도 점검
백신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원인체 자체에 대해 면역력을 형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계군 전체에 고른 접종이 된다면 가장 우수한 면역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산란계 백신 프로그램에서 많은 종류의 백신 접종이 일반적이다 보니, 보통 어떤 백신을 언제 접종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의외로 백신 접종의 균일도에 대해 꼼꼼히 점검하거나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떤 방식의 접종이더라도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개체가 많아 접종 균일도가 낮을수록 백신에 의한 면역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표 2. 계두 백신의 발두 검사 사례
〈1차 접종에서 발두가 적었던 케이지들은 2차 접종이 제대로 진행 후 발두가 형성되었고, 1차 접종에서 발두가 양호한 케이지들은 2차 접종에서 발두가 적음이 확인된다. 빨강색 네모 안의 케이지들은 1, 2차 접종에도 발두 형성이 불량하여 접종 누락이 많음으로 보인다.〉
표 2는 반복적으로 계두가 발생하여 문제가 되는 농장의 육성 계군에서 필자가 직접 계두 백신의 접종 균일도를 발두 검사로 점검한 사례이다.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1차 접종 누락이 많은 케이지들이 확인된다.(1열 좌측 앞, 1열 우측 뒤, 2열 좌측 하단 등) 다행히 2차 접종을 통해 해당 케이지들에서도 발두가 확인되었지만, 붉은 네모 안의 1열 좌측 앞 1, 2단, 2열 좌측 앞 1단은 2차 접종에서도 발두 형성이 적음이 확인된다.
해당 열-단의 케이지들은 접종이 불량함으로 판단된다. 계두 백신의 발두 검사 이외에도, 백신 접종의 균일도를 모니터링하여 백신의 특이적 면역력을 잘 유도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진 1. 백신 접종 균일도의 모니터링.
〈계두 백신의 올바른 접종 후 발두(좌), 주사 백신 접종 부위의 확인(우)〉
2. 3 주령까지의 육성 관리
산란계의 면역기관은 초기 3~4 주령에 대부분 발달한다. 면역 세포를 생성하고 분포하는 면역 기관 자체의 발달이 충분하지 못하면, 최대한의 면역 능력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무엇보다도 초기 육성 관리가 중요하다. 단 1g이라도 더 높은 체중의 차이가 이후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증체를 늘리기 위한 모든 요소를 다른 어느 시기보다 더 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①7 일령에는 입추 직후 대비 2배 이상의 체중과 ②3 주령 체중의 표준체중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을 권장한다.
초기 육성 관리에 관해 이번 기고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할 수 없으나, 입식 직후부터 빠른 사료와 물 섭취가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뉴얼에서는 입식 직후 병아리 직장 체온 측정으로 적정 온도의 유지 확인, 최초 24시간까지 소낭의 사료와 물 섭취 상태가 100%에 도달하는 것을 점검하는 것을 권장한다. (사진 2) 실제 점검을 하면 단순히 섭취 비율뿐만 아니라, 소낭의 경도에 따라 물 섭취량에 대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사료 섭취로 소낭이 차 있더라도, 적당한 물이 섞여 부드럽지 않다면 물을 마시지 못한다는 이야기이므로 음수 시설을 점검하도록 한다.
사진 2. 입추 후 시간에 따른 소낭 내 사료 확인 가능한 개체들의 비율
〈사료를 섭취한 병아리(왼쪽), 사료를 섭취하지 않은 병아리(오른쪽). 하이라인 매뉴얼 발췌〉
3. 면역 억제 질병 위험 최소화
면역 기관의 발달 자체를 저해하는 면역 억제 질병의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주의한다. 전염성 빈혈증, 감보로병, 마렉병 등의 질병 피해를 입은 계군은 이후의 백신 접종 효과가 적고 다른 질병 감염의 피해가 더 커지게 된다. 감보로병의 경우 많은 산란계 농장에서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도 하고, 케이지 육성을 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의 발생 사례는 비교적 적다.
하지만 마렉병의 경우 산발적으로 발생이 적지 않으며, 전염성 빈혈증의 경우 4~6 주령 이후에는 직접적인 임상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혈청 모니터링에서 많은 양성 계군이 확인된다. 면역 억제 질병 바이러스들은 육성 초기 감염되는 경우 그 피해가 더 커지므로, 무엇보다도 초기 육성 환경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환경 저항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번 계사에 오염되면 제거하기 쉽지 않다. 반드시 입식 전 꼼꼼한 유기물의 세척과 ‘알데하이드’ 계열의 소독제를 포함한 소독과 충분한 건조가 필요하다.
4. 호흡기-소화기의 점막 면역 관리
호흡기나 소화기의 점막은 많은 질병 원인체의 감염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점막 세포 간의 치밀한 결합 자체가 원인체의 침입을 막는 장벽이기도 하지만, 점액 분비나 섬모 운동, 점막 표면의 면역 세포나 항체에서부터 원인체에 대해 직접 면역 활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호흡기의 점막 건강 관리를 위해, 신선하고 건조하지 않은 공기 상태의 유지가 필요하다. 암모니아와 같은 유해 가스는 그 자체로 호흡기의 점막 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며, 건조한 공기는 점액 성분의 유지를 어렵게 하고 먼지 흡입이 증가하기 때문에 질병 원인체의 감염을 더 쉽게 만든다.
25ppm 이하 수준의 암모니아 농도 유지, 차고 건조한 바람이 직접 닭에게 닿지 않도록 입기 방향의 조정,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한 개구호흡을 최소화하기 위한 더위 관리 등이 권장된다. 특히 평사 환경에서는 깔짚의 습도가 높은 경우 암모니아 발생이 증가하므로 건조한 깔짚 상태를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소화기 점막에서는 티푸스를 비롯한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유해 세균 침입을 방어한다. 장관 건강의 상태가 불량해지며 디스바이오시스(장관 세균총의 불균형 상태), 준임상형의 장염 발생 등이 증가하면, 장관의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폐사를 유발할 정도의 장염이나 콕시듐증, 티푸스, 소화기성 대장균증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관 기능을 건강히 유지하기 위해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먹고 마시는 급이/급수 라인의 위생상태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3) 음수라인의 경우 정기적인 청소와 플러싱, 음수 소독제나 유기산제 등의 사용이 권장되며, 사료 이송 라인의 곰팡이나 먼지, 쥐 나 텃새의 사체 등이 없도록 점검에 주의한다.
사진 3. 급이기 토출구에서 확인되는 쥐 사체
〈쥐를 통해 살모넬라, 대장균 등의 세균이 직접 사료에 오염된다.〉
5. 건강한 장관 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의 형성과 유지
닭의 소화기에는 수천 종류의 미생물군이 균형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들 세균들은 사료 소화, 비타민 등의 필수 영양소 흡수와 합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살모넬라나 대장균 등의 유해세균의 장벽 부착과 증식을 경쟁적으로 배제한다. 또 이들의 대사산물은 숙주인 닭의 장관 면역 세포의 발달을 돕는다. 이런 미생물총은 계군의 환경, 소화기 위치, 주령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필드에서 각 계군의 장관 미생물총이 어떤 구성을 이루고 있는지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미생물총의 형성 원리는 장관 환경이라는 텃밭에 닭이 환경으로부터 섭취하는 미생물의 씨앗을 뿌리고 이들이 잘 자리 잡아 성숙하면 건강한 미생물총이 형성됨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1 일령의 초생추부터 유산균, 고초균 등을 포함하는 생균제를 가능하면 꾸준히 급이하는 것을 권장한다.
장기간의 지속 급이가 어렵다면, 사료 교체나 중추 이동, 시산 등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는 시기 전후로 수 주 이상의 급이도 권장된다. 계분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장관 세균총의 불균형(디스바이오시스)이 의심되는 분변(사진 4)이 최소한으로 보이는 관리를 목표로 한다.
사진 4. 장관 세균총의 불균형 의심의 사진
〈붉은-갈색의 점액 성분이 섞여 배설된다.〉
6. 적정 용량의 비타민제 급이
비타민이 면역력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됨이 알려져 있다. 비타민A는 상피 세포의 결합과 점막 면역의 강화, 활성 산소 감소 등과 같은 면역 기능에 작용한다. 비타민 D, E, C는 면역 세포 간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면역 기억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항산화-항염증 효과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신 접종 후에 급이하는 비타민제는 백신 반응의 스트레스를 낮출 뿐만 아니라, 백신에 의한 면역 세포의 활성화를 촉진시켜 면역력의 획득을 강화할 수 있다. 백신 접종직후나 스트레스 상항에서 표 3의 비타민 용량의 급이 권장한다.
표 3. 백신 접종 이후 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권장되는 비타민 급이량
7. 닭 진드기 관리 : 수면 방해의 스트레스 최소황
흔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면역력이 저하되는 이유는, 분비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염증 작용의 억제를 위해 면역 세포들의 분포를 변화시키거나 활성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사양 관리에서 발생하는 일교차, 밀사, 놀람, 공포, 사료나 섭취량 변화, 불량한 환기 상태, 시산, 백신 접종 등 모든 자극들이 스트레스로 자극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스트레스를 위한 사양관리가 중요하다.
사양 환경의 이러한 수많은 자극 중, 닭 진드기에 의한 수면 방해는 닭에게 가장 괴롭고 큰 스트레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닭 진드기 자체의 흡혈과 질병 전파의 심각한 문제지만, 밤중에 온몸을 기어 다니는 진드기로 수면을 방해받은 닭은 면역력과 계란 품질의 저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산란계를 사육하는 어떤 환경에서도 닭 진드기는 문제 될 수 있으며, 어떤 방제 방법이라도 초기 밀도가 낮은 수준에서 방제 대응 하여 일정 밀도 이상으로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사진 5. 평사 산란계 사육에서 확인되는 진드기 집락들
〈슬랫 아래(좌), 횃대의 이음부(우), 평사 환경에서도 진드기 영향이 클 수 있음.〉
산란계의 관리에서 면역력 강화보다는 주로 면역력을 저해되지 않도록 하는 요소들의 관리 포인트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말씀드렸다. 광범위한 면역의 개념에서 특정 요소들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면역 저하의 요소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면, 평균적인 면역력 이상을 획득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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