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상구균감염증
창상 등으로 피부 벗겨지면 포도상구균 침투해 점막감염 일으킬 수 있어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경우, 간, 폐, 비장, 신장 등 내부장기에 괴사 나타나
창상 유발할 수 있는 물체 제거하고 면역체계 손상시킬 수 있는 요인 제거
고대성 수의사
Technical Manager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수의학 박사
개요
포도상구균감염증은 닭에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coccus aureus)에 의해 나타나는 질병으로 주로 기회감염의 형태로 질병이 발생한다. 임상증상은 대개 뼈, 건, 관절 등에서 관절염이나 활액막염(synovitis)으로 주로 나타나며 드물지만 패혈증으로 전신감염으로 진행되면 난황, 심장, 척추 등 여러 장기에서도 감염이 진행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닭에서는 주로 파행(lameness)으로 인해 사료/음수 섭취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만 사람에서는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공중보건학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병원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자칫 간과할 수 있는 포도상구균 감염증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고자 한다.
병원체 전파
황색포도상구균은 그람 양성균이며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피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세균으로 자연계에 널리 퍼져있다. 또한 닭뿐 아니라 오리, 메추리, 칠면조를 포함한 여러 가금류가 포도상구균에 자연적으로 감수성이 있어 피부 등에서 정상세균총으로 존재한다. 단, 창상 등으로 피부가 벗겨지는 상황에서는 포도상구균이 침투하여 점막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은 존재하는데, 피부는 외부 병원체를 1차적으로 막아내는 물리적인 방어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사육시설이 열악한 상황에서 케이지의 철사 등에 찔린 후 포도상구균 감염증이 발생한 사례나 오염된 환경에서 디비킹 작업 후 감염이 발생한 사례들도 있는데 최근에는 위생 수준이 올라가고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발생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포도상구균 감염증은 숙주의 면역체계가 손상되거나 면역억제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면역억제질병으로 알고 있는 전염성 F낭병, 전염성 빈혈, 마렉병 등을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때에는 괴저성 피부염(gangrenous dermatitis) 형태로 발생하게 된다.
임상증상 및 병변
포도상구균 감염증으로 인한 임상증상은 관절에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때 관절에는 열감이 있고 닭은 통증이 있기 때문에 보행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 사료/음수 섭취 역시 저하되기 때문인데 특이적이진 않지만 깃털이 꺼칠하거나 침울 증상이 동반되며 같은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기 때문에 지면과 닿아있는 무릎관절이나 흉골 부분에 마찰이 생겨 부어있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한편 계군 일부에서 감염증이 발생하더라도 건강한 닭은 쉽게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폐사는 드물며 발생하더라도 일부 개체들에서만 발생한다.
그림 1.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인한 다양한 병변들
〈a) 골수염 b) 비절 종대 c) 패혈증으로 인한 간 괴사 d) 대퇴골두 괴사 e) 무릎관절의 관절염과 농양 f) 발바닥의 bumble foot〉
병변은 주로 골수와 관절에서 나타나며 골수에 치즈양 물질이 차 있거나 대퇴골 등의 긴 뼈의 골두 부분이 쉽게 부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관절염, 관절주위염, 관절활막염 등 관절 부위에 걸쳐 병변을 확인할 수 있으며 드물지만 패혈증으로 발전하는 경우에는 간, 폐, 비장, 신장 등 내부장기에서 괴사가 나타나게 된다. 이때에는 폐사율이 증가하게 되며 내부장기에서 원인균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제대염, 난황염 등은 주로 대장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위생이 취약한 환경에서 포도상구균 역시 어린 병아리에서 이러한 염증소견을 유발할 수 있다. 한편 사육 환경 중 계사 내 시설물이 노후되어 손상되거나 녹슨 상태에서 이로 인해 발바닥이 상처를 입어 포도상구균이 감염되는 경우 발바닥이 붓게 되는 “bumble foot” 병변 역시 포도상구균 감염에 의한 병변으로 볼 수 있다.
표 1. 일령에 따른 포도상구균 질병 발현 양상
진단
대장균, 마이코플라즈마 시노비에(Mycoplasma synoviae), 레오바이러스 등 여러 병원체가 유사한 병변을 나타낼 수 있으나 균 분리를 통해 포도상구균을 확인하는 것이 확실한 진단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단, 피부병변에서 균을 분리할 경우 비병원성의 포도상구균도 분리될 수도 있어 이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를 통한 감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예방과 치료
날카로운 금속이나 가시, 철사 등 계사 내에서 창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체를 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적절한 깔짚관리와 부화기 위생관리 등 면역체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여러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생적 사양관리가 필수적이다. 어린 병아리일수록 면역체계의 미발달로 인한 감염 피해가 크므로 특히 어린 병아리에서의 질병관리는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닭 전염성 F낭 병이나 닭 전염성 빈혈 등 면역억제성 질병의 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감염 후에는 감수성 있는 항생제를 사용해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항생제 사용 전 평소에 농장에서 분리된 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에 대한 결과가 있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맺음말
포도상구균 감염증은 닭에서는 문제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마이너 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가장 흔한 세균 중 하나로 기회감염을 통해 관련 문제가 발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잘 기억하고 사전에 관리한다면 포도상구균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