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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 생산성을 저해하는 호흡기 질병과 예방

샛바람 없는지, 계사에 결로가 생기는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등록일 2024년10월13일 19시1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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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량 늘려 공기 질 높이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온도 22℃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계사에 맞는 열풍기 사용

 

 


고대성 수의사

Technical Manager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수의학 박사

 

 

예년에 비해 조금 따뜻한 겨울을 보내나 싶었던 올 겨울도 1월에 들어서면서 기온이 부쩍 낮아지며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찾아왔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북서풍을 타고 오는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받아 한랭 건조한 날씨가 매우 특징적이다. 이러한 혹한의 날씨에는 통상 입추부터 출하까지 추천되는 적정한 계사 내 관리온도에 비해 기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온도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게 된다.

 

또한 계사 내부 온도 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차가운 외부 공기의 유입을 줄이게 되는데 이것은 결국 계사 내 공기의 질을 떨어뜨리게 되고 호흡기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선행 요인(predisposing factor)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육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호흡기 질병 중 전염성 기관지염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전염성 기관지염

전염성 기관지염(Infectious Bronchitis)은 감마 코로나 바이러스(gamma coronavirus)에 속하는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Infectious Bronchitis virus)에 의해 닭에서 발생하는 호흡기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감염 시 계군 전체에 전파될 수 있다. 임상증상의 발현 정도는 마이코플라즈마의 수직감염, 면역억제 질병의 감염유무, 다른 호흡기 병원체와의 복합감염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감염 초기에 비강 및 기관 점막의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증식하여 섬모 상피의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차적인 세균 감염 (예: 대장균)을 용이하게 하고 이로 인해 주로 피해가 나타나게 된다.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다양한 변이주들로 진화되어 왔다. 근 2년간 우리의 생활형태를 바꾸어놓은 COVID19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으로 최근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꾸준히 변이주가 생겨나고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이미 닭에서 겪어온 바 있다. 바로 초기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을 일으켜 기관지염을 나타냈던 것에 반해 근래의 변이주들이 신장과 생식기관에 병원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변화해온 것이다.

 

사실 자연계에서 이러한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대부분은 살아남지 못하고 없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이주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많은 돌연변이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전염성 기관지염이 여러 변이주를 나타내는 것은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여 항원성을 결정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닭의 면역계는 A라는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력을 형성하였더라도 다른 타입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방어하는 힘이 달라질 수 있게 되고 이것은 전염성 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타입을 고르는데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된다.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는 비강, 결막, 구강의 경로를 통해 감염되며 잠복기가 짧아 감염 약 2일 후부터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상피세포에 퓨전(Fusion)되며 Harderian gland, 기관(지), 세기관지, 기낭에 빠르게 분포한 뒤 이후 전신 장기로 퍼져나가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가 호흡기뿐 아니라 소화기 상피세포(선위, 맹장 편도, 직장 등)에서도 확인되는 등 다양한 장기에서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

 

그림 1.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의 다양한 장기 분포


〈임상증상 정도에 따라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 노란색(점선)으로 표시 (Frederic J. Hoerr, Avian Disease, 2021)〉

 

특히 소장에서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가 검출된 육계에서는 소모성 질병으로 알려진 runting stunting syndrome과 연관이 의심되는 사례도 확인되었다. (그림 2) 육계에서 임상증상은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며 사료 교체에 의한 스트레스 요인이 가중되어 사육 후기에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임상증상이 심한 농장은 대개 계사 내부의 공기질이 좋지 않은데 사육 후기에 폐사가 발생하여 의뢰되는 가검물을 검사해 보면 호흡기관의 병변)과 함께 패혈증, 기낭염, 복막염, 간포막염 등 전형적인 대장균 감염 병변을 보이며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와 대장균이 동시에 검출된다. (그림 3) 여기에 신장형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에는 종대 되고 창백한 신장을 보이는 신장염 등의 병변도 확연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림 4)

 

그림 2. 소장 상피세포에 분포하는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


 

전염성 기관지염은 이와 같은 임상증상들을 통해 의심해 볼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실험실 내 검사가 필수적이나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육계의 경우 사육기간 중 호흡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전 계군에 호흡기 문제가 발생한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의 양성 유무와 S 유전자 분석으로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 타입에 대해 알 수 있다면 향후 농장의 백신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사용해야 하는 백신 타입에 대한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전염성 기관지염 감염에 의한 A. 개구 호흡 B. 기관 출혈 및 염증 C. 기낭염 D. 기관 점막 비후 및 치즈양 물질


 

백신 프로그램의 적용 이전에 전염성 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추 관리와 사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격적인 임상증상의 주요 원인으로 바이러스의 감염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2차 감염이나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병이 호발 하는 농장은 겨울철 부족한 환기로 계사 내부에 먼지가 많고 암모니아 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환기량을 늘려 공기 질을 높이고 계사 내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공기질을 높이기 위해 환기량을 늘리는 경우 계사 온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사육 후기이더라도 온도는 22℃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계사 크기에 맞는 용량의 열풍기를 사용해야

 

그림 4. 전염성 기관지염 감염에 의한 29 일령 육계의 신장 병변


 

또한 샛바람이 통하는 곳이 없는지, 계사 내부에 결로가 생기는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깔짚이 너무 질거나 건조한 경우 모두 문제가 되는데 특히 호흡기 질병들은 깔짚 상태가 매우 건조한 경우에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전/후기 사료 교체 시기에 호흡기 질병에 유의해야 한다. 이 시기는 대략 20 일령 전후이며 털갈이 시기와 맞물려 사료교체로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는데 사육 후기 호흡기 증상은 경제적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사양관리와 함께 효율적인 전염성 기관지염을 예방하기 위해 효율적인 백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내에도 여러 타입의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으로 보이며 농장에서는 가능한 실험실적 검사를 병행하여 어떤 타입의 전염성 기관지염 바이러스가 돌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더 효과적인 백신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에 참고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두 가지 타입의 전염성 기관지염 백신을 (호흡기형 + 신장형) 사용하는 것이며 이러한 백신 접종방법은 접종한 백신주를 포함해 더 넓은 범위의 여러 야외주에 대한 방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확인된 경우도 있다. (Rajesh Chhabra et al, Clinical and Vaccine Immunology, 2015) 또한 2차적으로 대장균이 감염될 때에는 감수성 있는 항생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러한 백신과 항생제의 사용은 반드시 전문가인 수의사의 조언과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맺음말

지난 수십년간 육계는 목표체중에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해 개량되어 왔고 사육성적도 개선되어 왔다. 국내 육계의 평균 출하일령이 약 31일 정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육계 사육 과정은 미처 숨고를 새도 없이 전력 질주하는 단거리 경주와 같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 사육 중 발생하는 호흡기 문제는 농장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부디 겨울철 호발 하는 질병 문제를 잘 컨트롤하여 농가에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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