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농산물의 생리 상태에 따라 저장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능동형 시에이(CA) 저장시스템을 적용한 저장고를 개발하고, 풀무원과 함께 배추 장기저장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능동형 시에이(CA) 저장시스템(DCA, dynamic controlled atmosphere)은 저장된 농산물의 생리적인 특성을 관찰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2세대 CA 저장기술이다. 기존의 CA 저장고는 설정 값을 입력한 후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설정 값과 다르면 기체를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개발한 능동형 CA 저장고는 0.01% 단위까지 정밀하게 측정하는 산소와 이산화탄소 센서를 활용해 농산물 호흡률(RQ, respiration quotient)을 계산한다.
이를 통해 농산물 생리 상태를 판단한 후 산소 농도 설정을 자동으로 변경해 변경된 설정에 따라 기체 농도를 조절한다.
농촌진흥청은 풀무원과 함께 월동 배추, 봄배추를 능동형 CA 저장고에 저장하는 현장 적용 시험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배추가격이 오르내리는 기간을 고려해 2월 생산된 월동 배추는 4~5월에, 6월 생산된 봄배추는 9월에 출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번 시험에서는 능동형 CA 저장고를 농산물 장기저장용 비축 저장고로 사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기 위해 월동 배추를 9월까지 저장했다.
저장고의 산소 농도는 1~2.4%, 이산화탄소는 2~3.5% 범위에서 배추 호흡률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했다. 월동 배추를 5개월 동안 저장고에 저장한 결과, 기존 저장방식보다 저장 중 무게 감소는 9.6% 포인트, 1차 손질 후 손실률(정선손실률)은 7.3% 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 손질 후 측정된 수분함량, 산도(pH), 사용할 수 있는 부분 등 주요 이화학적 품질은 저장 후 4~5개월까지 변화가 없었다. 이는 기존 저장방식으로 3개월 저장한 것보다 높은 신선도를 유지함을 뜻한다.
3개월간 저장한 봄배추는 기존 저장방식보다 무게 감소는 18.8% 포인트 개선됐고 이화학적 품질은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식물성 병원균으로 물관 썩음이 2개월 이후 증가해 배추 장기저장 전 물관 썩음 등 장해가 발견되면 일찍 출하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배추는 일 년 내내 생산되지만, 가격 변동 폭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저장고를 농산물 비축기지 내 CA 저장고로 운영하면 월동 배추를 9월까지 좋은 품질로 보관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2일 농업공학부에서 현장 평가회를 진행한다. 현장 평가회에서는 관련 산업체와 CA 저장고 사용 농가를 대상으로 CA 저장고 관리, 운영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CA 저장고 사용 농가 확대를 위한 협의체 구성방안도 논의한다.
농촌진흥청 수확 후 관리공학과 손재용 과장은 “능동형 CA 저장고는 정교한 농산물 인큐베이터라고 할 수 있다.”며 “천마, 자두, 사과 등 저장 품목 확대 연구를 비롯해 농산물 재배환경 맞춤 품질 예측기술을 적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확 후 관리기술을 개발해 나가겠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