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농업기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기술 접목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이 경찰청의 교통안전시설로 채택됐다. 이를 통해 해당 기술의 전국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농촌 지역의 교통안전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우리나라 농업기계 관련 교통사고는 연평균 약 800건이 발생했고, 연평균 사망자 수는 약 100명에 이른다. 이는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약 8배 높아 농업기계 관련 사고의 사전 예방 필요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 농업기계 주행 안내 시스템 구성도
이러한 배경에서 농촌진흥청은 농업기계의 안전한 도로 주행을 돕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통안전시설로서의 농업기계 주행 안내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급하고자 했다.
이 시스템은 농업기계 주행 시 주변 차량에 농업기계 접근을 알림으로써 상대 차량이 주의를 기울이고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농촌 지역 도로에 설치된 안내표지판을 통해 전방 또는 주변 약 300m 이내에 접근하는 농업기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상대 차량 운전자가 감속과 주의 운전을 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농업기계와 일반 차량 간 충돌 위험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
도로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농업기계 접근 정보를 제공한다. 농업기계에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단말기를 부착해 이동 중인 농업기계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GPS 기술을 통해 농업기계의 위치를 파악하고, 근거리무선통신(400Mhz)을 이용해 농업기계와 안내표지판 간 정보를 주고받는다. 농업기계에 부착된 단말기는 GPS로 위치 정보를 수신하고, 근거리무선통신을 통해 해당 정보를 근처에 있는 안내표지판으로 전송한다. 도로에 설치된 안내표지판은 실시간으로 농업기계의 접근을 감지하면, 전광판에 문자나 도형으로 이를 표출한다.
예를 들어, 농업기계가 약 300m 거리 내로 접근하면 안내표지판에 농업기계 종류, 접근 거리 등이 표시되며, 이를 통해 일반 차량 운전자는 농업기계가 도로에 진입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속도를 줄이거나 조심하는 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농촌진흥청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이 시스템의 신기술 보급사업을 통해 전국 14개 지역에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을 설치했다. 그중 전남 장흥의 3개 마을을 대상으로 설치 전후 3개월 동안 실증 평가를 진행했고, 실험 결과 일반 차량 2,454대의 평균 주행속도가 최소 1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제한 속도 60km/h 구간에서 과속 차량 비율이 약 25% 감소하여 농업기계 주행 안내 시스템이 교통사고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농촌진흥청은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업하여 농업기계 주행 안내 시스템의 세부 규격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체계적으로 전국에 확산할 예정이다. 또한,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연동을 강화하여 농업기계가 도로에 진입할 때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경고를 주는 기능을 추가해 효용성을 높일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교통안전시설 채택이 농촌 지역의 교통안전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술 확산과 보급에 최선을 다할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