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축 분뇨, 특히 소똥을 활용한 고체연료 사용을 확대해 온실가스와 수질 오염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는 11월 8일 한국남부발전과 농협경제지주와 협력해 ‘가축분 고체연료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소똥을 활용해 고체연료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의 목표는 2030년까지 매일 4,000톤의 고체연료를 활용해 연간 160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110만 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양으로, 가축분뇨를 활용한 대규모 환경 보호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가축분뇨, 특히 소똥은 대부분 퇴비로 만들어져 농업 현장에 사용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일부 분뇨는 하천 근처에 쌓여 비가 내리면 흘러가 녹조를 유발할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체연료로 전환하면 소똥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는 하천 근처의 분뇨 유출 문제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체연료는 기존의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화석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
국립축산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고체연료 37.5톤을 사용하면 약 5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하루 4,000톤의 고체연료를 사용하면 매년 160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정부는 가축분뇨 고체연료화 실험을 위해 제도적 지원을 시작했다. 환경부는 지난 3월 가축분뇨 고체연료에 대한 보조원료 확대를 위한 실증특례를 허용해 고체연료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6월부터 남부발전과 협력하여 시험연소를 추진하고, 대형 산업체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이번 협약을 통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축분 고체연료를 사용할 계획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대형 발전시설에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안정적인 수급과 품질 유지를 위해 여러 관계자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고체연료 생산 시설 확충, 품질 개선, 수요 확대에 집중한다. 또한 고체연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품질 개선 연구와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양 부처는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대형 산업체에 고체연료 사용을 촉진해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남부발전의 고체연료 사용은 가축분 고체연료가 산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고체연료 품질을 높여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 또한 “가축분뇨가 녹조의 원인으로 지적된 만큼, 이를 연료화해 환경문제를 줄이는 방식으로 발전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며 농축산업계와 발전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가축분 고체연료 사용이 온실가스 감축 외에도 수질 개선과 녹조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축분뇨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수질 오염을 유발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고체연료화함으로써 산업계 연료 공급원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가축분 고체연료의 경제적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기존 화석연료 대비 낮은 비용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기업의 연료 비용 절감 효과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