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료 첨가 기술을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성과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실질적 이정표로 평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15일, 반추가축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기능성 사료 첨가제 ‘티아민 이인산(Thiamine Pyrophosphate)’을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 이동형 메탄 측정장치
이 물질은 비타민 B1의 활성형으로, 반추동물의 위에서 메탄 생성에 관여하는 조효소와 결합해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 생화학적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농업 R&D 혁신전략에 따라, 탄소중립형 축산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기획되어 추진된 것으로, 4년간 200여 종 이상의 식물, 해조류, 합성 화합물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물질 선발 및 분석 작업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특히 반추위 미생물군의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 시뮬레이션 기법(computational screening)을 통해 티아민 이인산을 유력 후보 물질로 도출했다. 이후 사료에 해당 물질을 첨가해 한우에 급여한 결과, 메탄 배출량이 평균 18.3% 감소(223.1g/kg 증체 → 182.3g/kg 증체)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
주목할 점은, 사료 섭취량이나 성장률에 영향 없이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환경 대응을 넘어 생산성 유지와 환경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는 이중 효과로, 향후 상용화 시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2024년 기준 국내 한우 사육 마릿수인 341만 두에 본 기술을 적용할 경우, 연간 약 86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정부가 설정한 축산부문 탄소감축 목표 330만 톤 중 약 26%를 단일 기술로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기술은 ‘티아민 이인산을 포함하는 반추동물의 메탄 생성 저감용 조성물(특허출원번호: 10-2023-0176706)’로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
농촌진흥청은 향후 관련 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기술이전, 메탄 저감제 등록 및 상용화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이번 기술 개발은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축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국가의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할 수 있는 전환적 기술로서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정밀 영양학, 분자 생물학, 생태학적 기술을 융합해 축산 분야의 탄소 저감 기술을 지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