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축산 실정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배출 산정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한우의 성장 단계와 성별을 고려한 장내 발효 메탄 배출계수 4종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수는 국가 고유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로서, 향후 국가 통계에 직접 반영될 예정이며, 축산 분야의 탄소 배출량 산정 체계를 한층 더 정교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일반적으로 전 세계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제시한 표준값을 기반으로 온실가스를 산정해왔다.
그러나 이는 개별 국가의 축종 특성, 사육 환경, 사양관리 방식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가 실정에 맞는 배출계수를 독자적으로 개발·적용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과학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한우 맞춤형 배출계수는 △거세우 1∼2세, △거세우 2세 이상, △암소 1∼2세, △암소 2세 이상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계수들은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쳐 2023년 12월 최종 등록되었으며, 2025년부터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 시 공식 활용될 예정이다.
새로운 계수를 적용할 경우, 기존의 IPCC 기본값에 기반한 한우 장내 발효 메탄 배출량 산정치에 비해 약 7%(186.7→174.0) 감소한 수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단순한 수치상의 차이를 넘어, 보다 실질적이고 타당한 탄소 감축 정책 설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현재까지 총 21종의 축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해 왔으며, 이 중 장내 발효 메탄 관련 계수는 한우 6종, 젖소 3종, 돼지 8종 등 총 17종이다. 이와 더불어, 축산분뇨 처리 과정에 적용되는 계수도 4종이 마련돼 있다.
정현정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정밀영양과장은 “이번 국가 고유 배출계수의 개발은 한우를 포함한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다 정밀하게 산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저탄소 사양관리 기술에 기반한 감축계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축산 분야의 실질적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