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단백질이 풍부한 국산 풀사료 ‘알팔파’의 사일리지 발효 품질과 저장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전용 유산균 첨가제 ‘레빌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 KCC-44’를 개발하고, 해당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하여 현장 실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 브레비스 KCC-44개발로 사일리지의 품질이 개선됐다.
사일리지는 풀사료를 발효시켜 장기간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든 사료 형태로, 국내에서는 수확기 강우 등 기상 여건으로 인해 사일리지를 통한 저장 방식이 필수적이다. 사일리지는 수분을 함유한 풀사료를 공기가 차단된 혐기성 환경에서 유산균 발효를 통해 산도를 낮추고, 부패를 방지해 저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알팔파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영양가가 뛰어나 축산농가의 선호도가 높은 사료 작물이지만, 사일리지로 가공할 때 발효를 유도하는 데 필요한 수용성 탄수화물이 부족할 경우 발효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부패 우려가 크고, 수분 함량이 높을 경우 산도(pH)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아 저장성과 품질 저하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알팔파의 특성을 고려해 발효와 저장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유산균 KCC-44를 개발하게 됐다. ‘레빌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 계열의 이 유산균은 알팔파 사일리지 내에서 효율적인 산 생성과 미생물 제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약 5개월 동안 진행한 실험 결과, KCC-44를 처리한 알팔파 사일리지에서는 무첨가군 대비 산도가 5.49에서 4.6으로 낮아졌고, 유산균 수는 증가한 반면, 효모와 곰팡이 수는 각각 5.4에서 4.4, 4.9에서 4.6으로 감소했다.
이는 발효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며, 부패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고품질 사일리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과 생물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게재되며 학술적 인정도 받았다.
▲ 연구성과가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에 게제됐다.
또한, 본 기술은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 KCC-44 및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이라는 명칭으로 특허 등록(특허번호 10-2272415-00)도 완료돼 기술 보호와 사업화를 위한 법적 기반도 확보했다.
KCC-44 유산균은 현장 적용성도 고려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일리지 제조 시 1톤당 2g의 유산균(105~106 CFU 기준)을 물에 희석해 곤포를 만들 때 골고루 살포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복잡한 장비나 추가 인력이 필요 없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축산농가가 안정적으로 고품질 풀사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사료생산시스템과 이상훈 과장은 “이번 유산균 첨가제 개발은 알팔파 담근먹이의 저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알팔파의 국내 재배 확대는 물론, 수입 조사료 의존도를 낮추고 사료비 절감, 나아가 자급률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알팔파는 국내에서도 점차 재배 면적이 확대되고 있는 전략 작물로, 해당 유산균의 실용화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