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지난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55차 CODEX 식품첨가물분과위원회(CCF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식품첨가물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전문성과 위상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 CCFA 회의가 지난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분과회의 중 하나로, 식품첨가물의 사용 기준과 안전성 평가, 성분 규격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전 세계 55개 회원국과 28개 국제기구에서 식품 규제기관 및 전문가 등 250여 명이 참석해 식품첨가물 관련 국제 기준 마련 및 미래 이슈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가 제안한 ‘고추장 제조에 사용하는 식품첨가물 7품목의 사용기준 신설안’이 원안대로 채택된 것이다. 이 안건은 오는 2025년 11월 열리는 CODEX 총회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며, 이후 고추장 수출 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게 된다.
해당 안건에는 △향미증진제 3종△ 산도조절제 4종 등 총 7종의 식품첨가물이 포함됐다. 이는 고추장의 전통적인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산업화·수출 과정에서의 표준화를 가능하게 해 국산 고추장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경쟁력 강화를 크게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회의에서는 일부 국가에서 제안한 ‘김치 제조 시 식용색소류 사용 허용’ 안건도 논의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김치 고유의 매운맛과 붉은색은 고춧가루에서 비롯되는 전통적 특성으로, 인공색소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 CCFA 회의에는 55개 회원국과 28개 국제기구에서 25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의 입장이 반영돼, 김치에 식용색소류 16품목을 허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이는 김치의 전통성과 자연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아가 ‘정통 K-FOOD’ 이미지 보호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제적으로 인공색소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아시아에서 널리 사용되는 천연 색소인 치자황색소 등에 대한 국제기준 마련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천연 색소류에 대한 기준 제정 작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제빵용 효모 기준 신설안’에 국내 업계 의견을 반영해 ‘반건조 효모’ 기준이 새롭게 포함되는 성과도 거뒀다. 반건조 효모는 수분함량이 15~26% 수준으로 냉동 생지 등 베이커리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은 첨가물이다. 이번 기준 신설로 관련 국내 식품기업의 국제시장 진입도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식약처는 이번 회의를 통해 세포배양식품 원료배양용 배지 성분의 안전성 평가를 위한 전자작업반 구성에 합의, 향후 국제 지침 마련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이 전자작업반의 공동의장국으로 선정되어, 미래 식품의 핵심기술인 배양식품 분야에서도 국제 기준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게 됐다.
회의 기간 중에는 생명공학, 정밀발효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신기술 기반 식품첨가물의 규제 방향성과 국제 협력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각국 규제기관은 향후 기술 변화에 따른 규제조화와 공동 대응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했으며,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식품 안전 생태계를 위한 협력 기반을 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CODEX 회의는 단순한 기준 논의를 넘어, 우리나라가 식품첨가물 국제 기준을 선도하고, K-FOOD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식품안전 기준이 세계 기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규제조화를 지속 추진하고, 국내 식품산업의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