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최근 동물실험을 통해 토끼고기가 항비만 효과는 물론 지방간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 식품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토끼고기의 기능성 성분이 체내 대사와 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설계됐다.
체중 증가 억제 효과 뚜렷… 10% 함유 그룹에서 가장 두드러져
연구는 실험용 쥐를 △일반 식이를 제공한 정상군 △토끼고기를 포함하지 않은 고지방 식이군 △토끼고기를 5~10% 포함한 고지방 식이군 등 3개 군으로 나누어 15주간 식이를 급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초기(0주차)에는 모든 쥐의 체중이 비슷했으나, 고지방 식이를 제공받은 군에서 점차 체중이 증가한 반면, 토끼고기를 포함한 고지방 식이군은 체중 증가 폭이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
특히, 토끼고기 10%를 포함한 식이군에서 가장 강력한 체중 억제 효과가 확인되었다. 이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서의 토끼고기의 특성이 대사 조절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 토끼고기 급여 시 체중변화
콜레스테롤 수치 38% ↓, 간 중성지방 26% ↓, 간 효소 수치도 개선
정확한 대사 상태 분석을 위해 연구진은 실험 종료 시점에 모든 실험군에게 12시간 절식을 시행한 뒤 혈액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토끼고기를 섭취한 고지방 식이군은 섭취하지 않은 군에 비해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최대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 내 중성지방 함량이 26%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지방간 개선 효과도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이 외에도 간 손상 지표로 사용되는 AST·ALT 등 간 효소 수치가 20% 이상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나, 토끼고기가 간 기능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2023년 지방세포 모델 연구 이어 동물실험으로 기능성 확인
농촌진흥청은 이번 쥐 실험에 앞서 2023년에도 지방세포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토끼고기 추출물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이미 밝혀낸 바 있다. 이번 동물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한층 더 확장하고, 실제 체내 적용 가능성까지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국제학술지 Journal of Food Science에 투고되었으며, ‘Anti-obesity effect of rabbit meat in high-fat diet induced obese mice’라는 제목으로 논문화가 진행 중이다. 또한 ‘토끼고기 및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지방간 예방 또는 개선용 조성물’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특허 출원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 토끼고기 급여 시 총 콜레스테롤
영양학적 가치도 뛰어난 토끼고기… 전통 보양식으로도 인정
토끼고기는 일반적으로 지방 함량이 낮고, 고단백 저칼로리라는 특성이 있어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타민 B12와 철, 아연, 칼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고, 체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불포화지방산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 같은 성분들은 심혈관 건강, 에너지 대사, 면역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전통적으로도 동의보감 및 민간요법에서는 토끼고기를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예방 및 치료에 좋은 보양식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건강 회복식이나 병후 회복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강근호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푸드테크과 과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토끼고기의 건강기능성이 과학적으로 뒷받침됐으며, 체중 조절 및 간 건강 개선이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건강한 육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축산물의 영양학적 가치와 기능성에 대한 연구를 확대해 국민 건강 증진과 식생활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