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한우 사육방식의 다양화를 통해 농가 경영을 안정시키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특히, 기존의 장기 비육 방식에서 벗어나 24개월가량 짧게 키운 한우고기를 시장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3월 5일,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시범 판매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유통업계와 소비자의 반응을 살폈다.
▲ 한우고기 단기비육 등급제 도입이 추진된다.
장기 비육의 한계와 단기 비육의 필요성
현재 한우산업은 30개월 이상 장기 비육을 통해 고급육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사육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료비와 관리 비용 증가로 인해 농가의 경영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한우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뇨 및 악취 등의 환경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사육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현재의 장기 비육 중심 구조는 높은 생산비로 인해 농가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한우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사육방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시장 도입 추진
농식품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 사육방식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24개월 내외의 단기 비육 한우고기를 별도로 관리하기 위한 ‘단기 비육 등급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시범 판매는 해당 등급제 도입을 위한 연구 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번 시범 판매를 통해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품질과 소비자 선호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등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단기 비육 한우고기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통망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소비자 접근성 확대 및 가격 경쟁력 확보
단기 비육 한우고기는 기존의 장기 비육 한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국내산 한우라는 강점을 지닌다. 이에 따라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한우 소비 시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차관은 “단기 비육 한우고기가 수입 소고기와의 경쟁에서도 가격과 품질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소비자가 누구나 쉽게 저렴한 한우고기를 즐길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 비육 등급제가 기존의 소고기 등급제와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한 등급 기준과 표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소비자 혼선을 방지하는 명확한 표시제도를 도입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향후 전망과 정책 방향
이번 시범 판매에서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이 확인될 경우,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본격적인 시장 도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사육방식 개선을 위한 연구와 정책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유통이 활성화되면 한우 농가의 사육 부담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가격대의 한우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국내 한우산업이 보다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