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제로서 비타민 E의 기능 및 효과
병아리 사료에 비타민 E 첨가하면 루타티온과산화효소 활성
복수증 가진 육계 산화적 스트레스 낮추고 치사율 감소시켜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적 손상으로부터 세포 및 조직 보호해
김명진 CTO
(주)에스씨아이
현대 양계 사육시스템은 가축을 경제적으로 사육하기 위한 집약적 시스템으로 계속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집약적 사육시스템은 가축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부적절한 사육 온·습도, 높은 암모니아 농도, 곰팡이독소, 병원체 감염, 산패된 지방. 사료 내 영양 결핍 또는 과잉 등 다양한 요소가 가축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산화적 스트레스는 세포 수준에서 산화 촉진제와 항산화제의 불균형에 의해 활성산소가 증가하는 현상으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동물은 호흡을 통해 산소를 체내로 흡수하여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사용한다. 정상적인 경우, 흡수된 산소는 모든 역할을 수행 후 물로 환원되지만, 비정상적 환경에 놓일 경우, 산소의 환원 반응이 불완전해져서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활성산소를 다량 생성할 수 있다. 동물은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 능력이 있지만 활성산소가 다량 발생할 경우, 완벽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활성산소는 매우 불안정하고 반응성이 강하여 DNA,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과 같은 세포 구성 물질을 손상시킬 수 있다. 세포 구성 물질이 손상되면 세포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며 심각할 경우 장기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모든 동물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활성산소를 제거할 수 있는 항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항산화 시스템은 효소적 방어 시스템과 비 효소적 방어 시스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Superoxide dismutase, Glutathione peroxidase, glutathione reductase, catalase가 효소적 방어시스템이 속하며, 비타민A, 비타민E, 셀레늄 등은 비효소적 방어 시스템에 관여하는 성분들이다.
효소적 방어 시스템 활성산소를 직접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비 효소적 방어 시스템은 활성산소가 세포 구성 물질과 연쇄 반응하여 생성된 중간물질들을 제거한다. 대부분의 비 효소적 항산화 물질은 사료 섭취로부터 얻는다. 열 스트레스 하에서는 가금류의 사료 섭취가 줄어들어 비 효소적 항산화 물질의 섭취가 감소함으로써 산화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산화적 스트레스가 가축사육 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가축사육농가에서는 다양한 항산화제를 사용하고 있다. 천연추출물을 비롯한 다양한 항산화제가 농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가격 및 효과 측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산화제는 비타민 종류일 것이다. 비타민 C나 A도 항산화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본지에서는 비타민 E의 기능 및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E는 항산화제로서 그 기능이 잘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사료에 20~100mg/kg 정도 사용되지만 스트레스 환경하에서는 첨가량이 증가되기도 한다. 산란계의 경우, 열 스트레스 조건에서는 250~500mg/kg까지 사용하여 산란율 및 계란 품질 저하를 개선한 연구 결과가 있다.
비타민 E는 소장에서 흡수되지만 사료 성분 및 개체 특성에 따라 그 효율이 달라지며 흡수된 비타민 E는 생체막이나 지방구에 위치하게 된다. 간에도 일부 축적되나 오랜 시간 생리적 요구도를 유지할 만큼 충분한 양이 축적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과다증 측면에서도 비타민 E는 거의 독성이 없기 때문에 매우 안전한 항산화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림 1. 활성산소에 노출된 세포의 손상
〈출처. HAVE YOU HEARD OF OXIDATIVE STRESS?, Tracey Mc Guinness〉
부화 후 초기 성장과 비타민 E
부화 후 사료 섭취까지의 시간은 병아리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일반적으로 약 48~72시간이 걸리는데 부화장에서 농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 환경 조건(운송, 추위/더위, 백신 접종, 높은 사육밀도 등)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들 병아리는 약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자라면서 최적의 성장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초기 발달과 이후 성장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것은 사료 영양분이다. Panda(2009)의 연구에 의하면, 초기 일령 병아리 사료에 10~300mg/kg으로 비타민 E를 첨가하여 급여한 결과, 비타민 E 함량이 높아질수록 지방 과산화효소 활성은 줄고 항산화 효소인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의 활성이 증가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비타민 E의 요구도가 성장보다는 항산화반응 및 면역반응에 더 높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초기 일령 병아리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비타민 E가 완화시켜줌으로써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비타민 E와 열 스트레스
열 스트레스 반응은 가축이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비특이적 생리 반응으로 가축의 성장 능력을 저하시키고 면역력을 약화시켜 치사율을 증가시킨다. 가금류는 땀샘이 없고 깃털이 피부를 덮고 있어 다른 동물들보다 열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하다. 열 스트레스는 항산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열 스트레스가 항산화 시스템 장애를 유발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결국 가축의 영양소 흡수 및 생리적 반응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 몇몇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 E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의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비타민 E는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적 손상으로부터 세포 및 조직을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비타민 E를 사료에 250mg/kg으로 첨가하여 메추리에 급여하였을 때 혈청 MDA 농도가 낮아진 연구 결과가 있다. MDA(malondialdehyde)는 산화적 스트레스의 대표적 지표 물질이다. 또 다른 연구의 경우, 사료에 비타민 E를 125mg/kg으로 첨가하여 급여한 결과, 지방 과산화물의 생성을 줄여주었다고 하였다.
비타민 E와 지방산
식물 오일은 가축의 사료 에너지 값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원료이다. 다불포화 지방산이 많은 오일은 활성산소에 의한 지방 과산화반응을 유도하기 쉽다. 많은 연구자들이 다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사료를 육계에 급여하였을 때 산화적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불포화지방산이 포함된 사료를 급여한 육계와 산란계는 다불포화 지방산을 조직과 계란에 축적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사료 내 높은 다불포화지방산이 식품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이다.
닭고기의 지방 산화는 가공, 보관, 요리 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다. 이들 과정 중에 육류에 포함된 철 성분은 고분자 물질로부터 떨어져 나와 저분자 물질과 킬레이팅 화합물을 생성하게 된다. 킬레이팅 화합물은 지방 산화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은 육류의 경우 지방 산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는 것이다. 지방 산화는 항산화제 첨가로 감소될 수 있다. 비타민 E는 닭고기의 산화적 안정성을 개선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다불포화지방산의 함량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비타민 E와 곰팡이 독소
곰팡이독소 중독증은 비감염성 질병으로 대부분의 가축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곰팡이 독소는 Aspergillus, Penicillium, Fsarium 등의 곰팡이가 생산하는 이차대사산물로서 사료에 수분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빈번하게 생길 수 있다. 곰팡이 독소에 오염된 사료를 급여할 경우 사료 섭취 감소는 물론 사료 효율 및 증체량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사료에 오염된 곰팡이 독소는 체내 항산화제 합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곰팡이 독소로 오염된 사료를 가축이 섭취할 경우 항산화제 요구도는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곰팡이 독소는 가축의 산화적 스트레스 반응을 더욱 배가 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곰팡이 독소 중독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곰팡이 독소 제거제와 항산화제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일 것이다.
비타민 E와 복수증
복수증은 빠르게 성장하는 육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사 장애로 복막에 림프액이 축적되는 증상을 말한다. 복수증은 체조직의 산소 요구도와 공급량이 불균형을 이룰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활성산소에 의한 심장과 폐 세포 손상이 원인이 되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 복수증을 가지고 있는 육계의 간과 폐 조직에서 비타민 E 함량이 낮게 관찰됨을 보여 주었다. 비타민 E가 복수증을 가진 육계의 산화적 스트레스를 낮추고 치사율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다수의 연구에서 증명되었다.
항산화 능력을 가진 물질은 자연계에 널리 분포한다. 그 숫자만 수 천 개에 달한다. 비타민C, 비타민E, 글루타티온, 카르테노이드, 셀레늄은 이들 중 하나다. 비타민C와 글루타티온은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만 비타민E나 셀레늄은 외부로부터 섭취해야 한다.
건강한 항산화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체내 모든 항산화 물질이 팀의 개념으로 모두 조화롭게 각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 가지 성분만 충분히 공급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항산화 물질이 일정 수준 포함되어 있고 사료의 영양 밸런스가 좋다면 추가로 공급되는 항산화제 효과가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산화적 스트레스 환경 조건하에서 추가적 항산화제 공급 없이 건강을 유지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현대 집약적 가축 사육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사육 과정 중 다양한 스트레스를 가축에게 주는 것이 사실이다. 비타민 E는 가장 잘 알려진 항산화제로 동물의 체내에서 항산화 능력은 물론 성장과 생식능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동물의 항산화 방어 메커니즘은 매우 정교하게 시스템화 되어있다.
따라서 비타민 E 뿐 만 아니라 다른 항산화제를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해야 그 효과가 효율적으로 발휘되고 나아가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