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설립한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가 농업, 생명, 보건 분야에서 빅데이터 분석 지원을 통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센터는 민간과 학계의 분석 수요를 지원하고 있으며, 그간 분석이 어려웠던 대규모 데이터의 분석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농업 디지털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 농생명 슈퍼컴퓨팅 센터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9월, 국내 농업 분야에서 유일한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를 개소했다. 이 센터는 초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농업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며, 농업 기상 예측, 작물 육종, 농업 보호제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민간 및 학계의 빅데이터 분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매년 두 차례씩 국립농업과학원 누리집과 공문을 통해 수요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19건의 빅데이터 분석이 신청됐다.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가 최근 지원한 대표적인 분석 사례는 4,700여 자원의 유전변이 데이터 분석이다. 민간에서 벼, 콩, 고추 등 다양한 작물에 대한 유전변이 데이터를 의뢰했고, 센터는 단 20일 만에 분석을 완료했다.

기존에 일반 서버를 사용하면 이 작업은 3년 이상 걸렸을 것으로 예상되며, 초고속 슈퍼컴퓨터 덕분에 분석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유전변이 분석은 현대 육종의 핵심 정보인 분자표지나 디지털 육종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 다른 성과는 작물보호제 후보물질 탐색을 위한 대단위 선별 작업이다.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는 280만 건의 단백질과 화합물 결합 구조를 분석해 6일 만에 예측을 완료했다.

일반 서버에서는 이 작업이 8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슈퍼컴퓨터를 활용함으로써 분석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이는 농업기술 개발에 있어서 큰 진전을 의미하며, 빠르고 정확한 분석을 통해 신약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가 제공됐다.

▲ 농진청 슈퍼컴퓨터 2호기

농업에 필수적인 농업기상 예측 분야에서도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의 성과가 돋보인다. 기존에는 예측일로부터 한 달 이후까지의 농업기상 예측을 6일이나 소요됐으나,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면 3시간 만에 예측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농업인들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기상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ㄷ농업생명정보회사’는 고추 육종을 위한 분자표지 개발에 필요한 유전변이 데이터가 필요했다. 기존에 이 회사의 서버로는 분석 기간이 27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을 통해 2주 만에 고추 849 자원의 유전변이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추 형질을 선발하는 분자표지 후보 발굴 기간을 2년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은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에 인터넷망을 연결해 원격 접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센터를 방문해야만 슈퍼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원격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슈퍼컴퓨터의 초고속 분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농업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슈퍼컴퓨터 민간 공동 활용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업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연구 속도를 빠르게 하여 효율적인 기술 개발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는 농업 분야의 다양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농업과 생명과학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효율적인 자원 관리가 가능해졌으며, 향후 농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